
2023년 11월 경북도 RISE협의회 전신인 지역협업위원회 위원들이 경북 라이즈 기본계획 수립 최종보고회 및 경북라이즈센터 개소식에 참여해 사업 성공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지역'을 만들기 위한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 사업을 추진한다. 경북지역 고등교육의 사각지대를 지우고, 대학과 산업이 연계해 지방소멸·청년유출·지역대학 위기라는 '삼중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총예산 1조5천억원을 투입해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필요 인재가 지역에 머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4대 핵심 프로젝트'와 17개 단위과제를 진행한다. 경북도는 라이즈 사업을 통해 '교육 격차 해소'와 '지역의 고른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바탕에 두고 있다. 경북지역 29개 대학이 참여한다.
경북 라이즈 체계는 'K-대학 대전환을 통한 아이디어 산업 활성화'를 비전으로 삼았다. 4대 핵심 프로젝트는 △K-U시티 △K-IDEA Valley △K-IVY △K-LEARNing을 중심으로 한다.
◆직업과 교육을 잡아라
지난 2년간 경북지역 20~30대 인구 순유출은 경북 전체 순유출의 70%에 달한다. 경북도는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지속되는 현상의 주된 원인을 직업과 교육에 있다고 분석했다. 대학의 경쟁력이 저하되니 인재가 떠나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지역경제와 정주 여건이 취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경북도는 K-U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각 시군의 주력 산업에 기반해 대학과 연계한 '1시군 1특성화사업'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대학-지자체-기업이 함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개선해 청년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지‧산‧학 협력으로, 기획한 특화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고 디지털 혁신 캠퍼스로 지역마다 교육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당 사업에는 현재 17개 시군과 대학, 협력기업들이 참여 준비 중이다. 포항-이차전지, 경주-SMR, 구미-반도체, 안동-바이오산업, 의성-세포배양, 울진-원자력 등 시군별 전략 산업으로 대학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채용 구조를 설계한다.
K-IDEA Valley 프로젝트는 대학과 지역이 특화산업 중심으로 창업을 촉진하고,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사업이다. 지자체·대학·기업·연구소가 함께 산업 기술개발(R&D)을 주도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은 물론 실증, 기술 이전, 현장형 인재 양성까지 이어주는 창업밸리를 조성한다. 현재 추진 중인 단위과제는 총 5개로 아이디어 창업밸리, 특화산업 스케일업(Scale-Up), 로컬 맞춤형 R&D, 지역 성장혁신LAB, 현장 실무형 고급인재 양성이다. 이 단위과제는 모두 대학이 중심이 돼 창업, 지역특화‧신산업 기술개발, 지역중소기업 R&D 활성화, 대학 내 기업과의 공동연구 LAB 및 메이커스페이스 운영 등 다양한 과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 체질 개선 및 인재 양성
경북도는 지역 대학의 높은 경쟁력이야말로 경북 라이즈 체계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주장한다. 대학 간 연합을 통해 공동의 돌파구를 모색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1년 기준 경북 일반대학의 졸업자 배출 규모는 전국 5위(2만3천552명)에 달했지만, 취업률은 59.8%로 전국 평균(64.1%)에 미치지 못했다. 경북도는 라이즈로 경쟁보다 상호 조정과 대학별 특성에 맞는 역할 분담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루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K-IVY 프로젝트는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된다. 경북 산업과 연계성이 인정되는 개혁안을 중심으로 대학의 특성화 및 강점에 집중한다. 경북 대학 전체가 함께 자원을 공유하고 상생하는 연합모델을 만든다. 경북만의 특화 교과목을 개설해 국제개발 전문가를 양성하고, 유학생 정착을 지원해 글로벌 인재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경북형 글로컬 대학, MEGAversity연합대학, 특성화 중심대학, REGO(모듈형 부처협력사업) 세부 사업이 구성됐다.
평생‧직업교육 중심 K-LEARNing 프로젝트의 목적은 성인학습자가 직무 역량을 높이고 산업인력 확보 어려움을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로 대체해 지역산업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또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가를 양성해 이주민 정착, 다문화가정, 노인 대상으로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체계는 청년뿐 아니라 의료 인력 양성, 늘봄학교,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 지역 현안 해결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특히 지방 의료 공백과 돌봄 공백 해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다문화 및 고령화 시대에 맞춘 통합형 평생교육 체계를 지역 대학이 주도하게 된다.
현재 경북도는 외국인 유학생 3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취업과 지역 정착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K-LEARNing은 직업전환과 평생교육을 넘어, 최근 세부 과제로 추진 중인 K-탑티어 석박사 양성사업을 통해 고급 인재 육성도 도모한다.
◆지방시대의 성장엔진
경북도는 라이즈 체계의 원활한 추진과 운영을 위해 교육부 시범 지역에 선정돼 2023년 '경북 라이즈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도내 대학들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자,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총 66회의 설명회와 간담회를 열었고, 지역 대학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센터는 센터장을 포함해 총 10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향후 20명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12월에는 경북도지사와 국립경국대 총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경북도 라이즈 위원회'가 발족됐고, 전체 추진 방향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담당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라이즈 체계는 지역 대학을 지방시대의 성장엔진으로 세우는 전략이다. 교육혁신이 청년의 정주로 이어지고, 다시 산업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경북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대학을 보유한 지역이다. 이 강점을 살려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라이즈 체계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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