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교육청 전경
AI 디지털 교과서(AIDT)가 '교과서' 지위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AI 교과서를 전면 도입한 대구지역에는 예산 확보 및 구독료 상승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영남일보 취재결과, AIDT가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개발업체가 구독료를 인상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
지역 교육계는 AI 교과서가 지속적인 교육정책이 되려면 먼저 효과성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효과있는 교육방식이라도 내년부터 인상될 구독료 문제를 해결할 재정적 방안도 뒷받침돼야만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교육청은 AI 교과서를 통해 학생의 수업 집중도가 높아지고, 학생의 학업적 부족분을 개인적으로 채울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방식이라 연신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수치화된 효과 데이터는 수집 중에 있다. 일부 학교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성구 한 고교 교사는 "현재의 AI 교과서만 놓고 보면 과목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다"며 "특히 수학과목은 문제 수준이 학생 수준보다 낮다. 학생들도 사용해보고는 수준 이하라고 평가한 이후부터 일부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AI 교과서는 초등 3~4년, 중1, 고1 학년이 적용 대상이다. 오는 2학기를 포함해 올 한해 대구지역 AI 교과서 구독료 예산은 140여억원이다. 1인당 연평균 6만7천원 수준이다. 내년엔 고교를 제외한 초·중학교에는 기존 학년과 새 학년이 동시에 사용하게 됨에 따라 전체 구독료 예산은 1.7~1.8배 가까이 늘어난다.
AI 교과서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구독료는 오른다. 교과서일 때는 모든 학생이 활용해야 해 상대적으로 구독료가 낮아지는 반면, 교육자료가 되면 학교의 선택적 활용이 가능해져 업체 측은 구독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올 1학기 AI 교과서 도입 직전까지도 교육부와 업체들 간 구독료 협상이 이어졌을 만큼 치열한 협의가 있었다"며 "지역 교육청이 모두 안고 가기엔 확실히 부담이 크다. 외부 재정 도움 없이는 정책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격하 이후 발생할 문제들에 대한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로써는 교육자료로 격하돼도 교육부 특별교부금으로 받일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해 시교육청 부담을 줄여보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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