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진기가 쏘아올린 공 <하>막을 수 있었던 대구 노곡동 침수피해, 재발 방지책은?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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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19:58  |  수정 2025-08-05 21:15  |  발행일 2025-08-05
전문가들, 노곡동 침수예방 위한 단기·중기·장기 대책 제안
배수시설 운영관리체계 일원화, 제진기 막힘현상 방지 위한 개선 등
통합관제시스템 체계화도 제안…시민단체 “총체적 관리부실 따른 인재”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침수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남일보DB

대구 북구 노곡동에서 침수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남일보DB

집중호우시 요긴하게 활용될 것 같았던 '제진기'는 2010년 7월처럼, 올해 7월에도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또다시 침수피해를 입은 대구 북구 노곡동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제진기가 멈추게 된 상황을 복기하는 과정에서 침수사고의 주요 원인과 배수시스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고 원인 분석 못지않게 재발 방지책 마련도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노곡동 침수사고 조사단에서 활동한 전문가들은 향후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대비한 단기·중기·장기 대책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단기- 긴급안전점검·통수능력 확보·긴급대응 체계 구축


침수사고 재발을 막을 단기 대책으론 긴급 점검과 통수능력 확보 등이 제안됐다. 조사단은 우선 배수시설물에 대해 전문가가 참여하는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곡유역에 설치된 배수문, 제진기, 펌프 등에 대한 정기·상시점검 체계를 구축, 기계적 결함을 해소하고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또한 호우상황을 대비해 산불지역과 그 외 상류 산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유물의 대량 유입차단시설(골막이, 사방시설 등)을 설치하고, 침사지·배수로 등의 침전토사를 제거해 배수시설 통수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우기시엔 펌프장 인력을 최소 2인1조 이상으로 운영하는 등 긴급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중기-침사지 우수흐름체계 개선·배수시설 운영관리체계 일원화


중기 대책으론 먼저 침사지 우수흐름체계 개선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유송잡물 방지책을 보강 설치하고 침사지 바닥경사를 조정해 상류 유수의 터널고지배수로 유입이 원활하도록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침사지 직관로 수문은 차단해 고지배수로의 유역분리 기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를 위해 선행적으로 침사지 상류의 우·오수 분류화 사업이 시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로 양분해 관리되고 있는 배수시설 운영관리체계 일원화도 시급한 상태다.


◆장기-방재시스템 개선·통합관제시스템 체계화


장기 대책으론 우선 제진기 등 방재시스템 보강·개선이 제안됐다. 고저차가 큰 노곡지역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한 비상 배수시설 설치 및 개선, 유송잡물에 의한 제진기 막힘현상 방지를 위한 제진기 가동체계의 구조적 및 비구조적 개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통합관제시스템 체계화 방안도 거론됐다. 펌프장 제어시스템 자동화를 비롯해, 침사지·직관로·수문부에 수위측정 자동화 및 센서를 추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수펌프장 상황 전광판을 실시간 공개해, 주민에게 정보를 직접 제공하고 자율대처를 유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시민단체 "재난행정, 반복된 실패…방재인프라 재정비를"


이번 노곡동 침수사고와 관련 시민단체인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5일 "총체적 관리부실에 의한 인재이자, 재난행정의 반복된 실패"라고 총평했다. 대구안실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구시장 권한대행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관련 책임자 엄중 문책 △피해주민 보상 △배수시설 운영·관리체계 일원화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방재 인프라 재정비 및 시민안전 종합계획 수립 등을 촉구했다. 한편, 대구시는 다음 주중 노곡동 침수사고와 관련해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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