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경북 안동 탈춤공원 특설무대에서 '왕의나라 시즌3-나는 독립군이다'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극단 맥 제공>
경북 안동시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14일부터 사흘간 매일 오후 8시, 안동탈춤공원 특설무대에서 실경뮤지컬 '왕의나라 시즌3–나는 독립군이다'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1894년 갑오의병 항쟁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51년간 이어진 안동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항일 투쟁사를 웅장하게 재현했다.
이번 무대에는 서울·부산의 전문 뮤지컬 배우와 안동 지역 연극인, 풍물패·무용단·합창단, 시민 배우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권세연·이만도·이상룡·김동삼·남자현·이육사 등 실존 독립운동가와 이름 없는 무명의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안동인'과 '안동 유림'의 굳센 정신과 함께 그려낸다.
무대는 가로 60m, 세로 40m 규모의 대형 특설무대로, 길이 54m의 전통 한옥을 배경에 세우고 3D 비디오 프로젝션 매핑을 더했다. 프랑스 라메종프로덕션이 참여한 매핑 연출은 일제의 만행과 민초들의 아픔, 광복의 염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조명·불꽃·바닥분수 등 특수효과를 결합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이정남 극단 맥 대표가 연출을 맡아 전통 소재를 현대적 무대 기술과 창작 음악, 독립군가로 재해석했다. 공연은 두 시간에 걸쳐 박진감 넘치는 안무와 태권도 격파, 풍물, 합창 등을 유기적으로 엮어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된다. 전문 배우와 시민 배우가 어우러진 앙상블 연기는 높은 완성도와 가슴을 울리는 노래, 안무가 관객들의 호감을 자극한다.
이 대표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는 장"이라며, "이름 없이 조국을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우리가 그 길 위에 서 있음을 잊지 말자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이 그 시절 독립군과 함께 숨 쉬고 걸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도시로, 이번 공연은 '대한독립'의 숭고한 뜻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재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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