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심신열전] <17>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 “반효진 선배처럼 최연소 국대 되고 싶어요”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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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0 07:00  |  수정 2025-08-19 17:09  |  발행일 2025-08-19
사격 시작 2년 채 안돼 단체전 및 결선 부별 신기록 달성
대구시교육청 지원으로 리모델링한 교내 사격장에서 ‘구슬땀’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효설기자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군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효설기자


지난 18일 대구 동원중 사격부 선수들이 교내 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8일 대구 동원중 사격부 선수들이 교내 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호건(왼쪽 두 번째)군이 동원중 실내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겨누고 집중하고 있다.

최호건(왼쪽 두 번째)군이 동원중 실내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겨누고 집중하고 있다.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군이 지난 18일 교내 실내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겨누고 집중하고 있다.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군이 지난 18일 교내 실내사격장에서 공기소총을 겨누고 집중하고 있다.

대구 동원중 사격부 최호건(15)군에게는 타고난 '총잡이 유전자'가 있다. 최군의 어머니는 "4~5살 때부터 총밖에 몰랐다"고 아들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또래 아이들이 블럭, 자동차, 로봇을 갖고 놀 때 최군은 총놀이에 빠졌다. 동촌유원지에서 장난감총으로 인형을 맞추는 게임을 가장 좋아했고, 주말엔 대구사격장을 찾아 어른들이 사격하는 모습을 한 두시간씩 시간 가는줄 모르고 구경했다. 총의 밑동인 개머리판만 보고 총류를 알아맞히는 4살짜리 아이를 보고 신기해하는 어른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런 호건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023년 10월쯤이었을까. 목욕탕에서 혼자 놀던 당시 6학년의 호건군에게 고병무 동원중 사격부 감독이 "사격 한번 해볼래?"라고 제안했던 것이 일사천리 선수의 길로 이끌었다. 최군의 어머니는 "엄청나게 총을 좋아했던 아들이 사격부 감독을 만나 사격을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로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공기소총을 잡자마자 낸 성과는 대단했다. 사격을 배우고 다음해인 중1 때,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출전해 본선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생애 최초 소년체전에서 얻은 결과물이었다. 2학년 땐 제26회 미추홀기 전국사격대회에서 부별 신기록을 세웠고, 제5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사격대회 단체 부별신기록을 거머쥐었다.


고병무 감독은 "사격 시작한 지 2년이 채 안됐는데 단체전 부별 신기록, 결선 부별 신기록을 달성한만큼 개인 신기록만 세우면 된다"면서 "호건이는 짧은 기간에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사격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터뷰 중 '운동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호건군은 "사격하길 정말 잘했다. 총 쏘는 게 너무 재밌다. 한발 한발 쏠 때마다 짜릿하다"고 말했다.


사격대회 아침, 집을 나서면서는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께 "총 쏘기 정말 좋은 날"이라며 여유를 부릴 정도로 사격이 좋단다.


여름방학중엔 오전 8시20분부터 11시, 오후 2시부터 4시30분 훈련에 매진한다. 최근 키가 갑자기 커 사격할 때 몸의 중심 잡기가 힘들어졌다. 소위 '중2병'에 정신도 불안정할 수 있는 시기지만 호건군에겐 그런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꿈에 대해 묻자 호건군은 "파리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선배도 이 학교에서 사격을 배워 꿈을 이뤘다"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최연소 사격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동원중은 최근 대구시교육청 예산 1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실내사격장을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기록경기인 사격의 특성상 시설과 장비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만큼 시교육청의 지원이 사격 꿈나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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