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공간 없었나?” 청도 경부선 열차사고 수사 본격화

  • 오주석·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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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0 22:17  |  발행일 2025-08-20
근로자들 경보기 4개 확보 기관사 과실 여부 ‘확인중’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 삼신리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 사고 현장에서 경북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20일 오후 경북 청도군 삼신리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 사고 현장에서 경북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지난 19일 경북 청도군 경부선 철로에서 발생한 열차 사고에 대한 합동감식에 실시되는 등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시작됐다. 대구지검과 대구고용노동청 등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20일 경북경찰청과 과학수사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노동고용부 등은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합동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해당 구간 열차운행이 1시간10여분 간 중단됐다.


이날 감식에선 사고 원인의 중요 단서가 될 선로 너비와 기차의 폭, 노반 폭 등을 측정했다. 무궁화호 열차 본체 폭은 280㎝, 레일 폭은 155㎝이다. 레일 밖으로 튀어나온 열차 본체와 충돌한 근로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감식 후 열린 브리핑에서 경북경찰청 안중만 형사기동대장은 "합동감식은 과실여부 등을 좀 더 명백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살펴봤다"고 했다.


안 대장은 사고 발생지점의 대피 공간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공간은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상태지만 피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감식결과 커브길이 많아서 실제 육안으로 보기가 그렇게 용이하진 않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데,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근로자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노반(철도 궤도를 부설하기 위한 토대)과 레일까지 거리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감식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며 말을 아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에겐 열차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경보기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안 대장은 경보앱 작동 여부 대해 "경보장치는 4개 정도 갖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 파손된 것도 있었다"며 "작동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나 예측하는 데, 좀 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관사의 과실여부에 대해선 "기차 블랙박스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며 "곧 기관사를 상대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노동 당국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이날 한국철도공사와 협력업체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 필수 안전인력이 배치됐는지, 열차 감시원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사고 이후 긴급 구호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작업계획서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목격자 진술을 수집하는 등 경찰과 함께 기초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대구지검은 이날 김수민 2차장검사를 비롯해 6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가동했다. 검찰은 향후 관계기관과 협의체 회의를 열고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철도 기관사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도 열차 사고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건설사 등 민간업체와 이른바 '산업재해와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공기업 사업장에서도 인재형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직접 고개를 숙인 것. 김 장관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그간 안전한 일터를 위해 나름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어제 철도 사고를 막지 못해 국민들께 너무 송구하다. 제가 너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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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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