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인머스켓을 따는 농민 <영남일보DB>
경북 영천의 대표 과일인 샤인머스켓 포도가 몰락 위기에 처했다.
최근 도매시장의 샤인머스켓 상품 2㎏ 평균 가격은 1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심지어 8천원 이하로 도매가격이 형성돼 일부 포도농가에서는 수확을 포기했다고 실토했다. 도매시세는 포장지,임금비,농약대 등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제 농가에서는 샤인머스켓 700g가량 한 송이의 생산 원가를 6~7천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영천은 풍부한 일조량과 적은 강수량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은 고품질 과일의 주산지로 2021년 말 기준 포도 농가는 4천300여 농가, 재배면적 1천925ha이었다. 이 중 샤인머스캣은 1천560농가, 1천24ha로 포도재배면적의 53%를 차지하며 뛰어난 맛과 향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2020년 금호농협과 영천농협의 미국,대만,베트남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따른 꾸준한 수출 증가로 재배농가들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2023년 전국적인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이 급증함에 따라 공급 과잉 추세가 이어졌다.
이에 더해 2022년 추석 호황을 노리고 일부 농가에서 미숙과 조기 출하로 인해 가격은 하락하고 소비자가 외면하며 신뢰도도 현저히 떨어진 상황을 맞았다. 이후 자구책으로 영천시와 포도재배농가 등이 참여 품질관리단을 결성해 품질관리에 유통 현장 지도·점검 등에 나섰지만 한번 돌아선 소비자들의 외면은 길어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재배농가는 1천499호, 재배면적 686ha, 생산량 9천여t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영천 샤인머스켓의 몰락은 지역경제 위기, 소득 감소에 따른 농촌 황폐로 이어질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농민들은 샤인머스켓 가격 하락,소비자 외면 등에 대해 재배면적 증가, 출하시기 공급량 과다,품질 저하, 신품종,수입산과 경쟁 등을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유시용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