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인근 신천에서 수백 마리의 백로가 낮게 드러난 돌밭과 얕은 물가에 모여 휴식을 취했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하천변에서 백로들은 걸음을 멈추거나 물가를 응시하며 조용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신천은 한때 하수처리수를 유지용수로 주로 공급해 유량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금호강 수계를 통해 낙동강 물이 추가로 공급되면서 수질과 유량의 안정성이 보다 높아졌다. 정비된 흐름은 하천의 먹이 여건을 개선했고, 철새가 도심 중심부 하천으로 다시 모여드는 환경을 조성했다.
오후 햇살이 기울자 수면에는 잔잔한 윤슬이 퍼졌고, 백로들은 바위마다 자리를 잡아 휴식을 이어갔다. 하천 바닥이 드러난 지점에서는 먹이 활동을 위한 탐색이 이뤄졌고, 백로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고요하게 머물렀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된 개체 수는 300여 마리로, 변화한 유량과 정비된 수질이 철새 도래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천을 지나던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백로 무리를 바라보며 달라진 하천의 분위기를 체감했다.
잠시 뒤 백로 일부가 하늘로 떠오르며 움직임을 보였고, 하천 일대는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 이번 관찰은 신천이 유지용수 체계 변화와 함께 생태적 안정성을 회복해 가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생물 종의 활동이 확대되는 모습은 향후 하천 관리의 방향성을 가늠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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