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약국에서도 백신 맞는 날 오나…“공중보건 강화, 약사도 나서야”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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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4 18:33  |  발행일 2025-10-14
코로나19 이후 반복된 인력난…약사 예방접종 제도화 논의 급물살
이정연 교수 “법적 근거 마련 시급”…의료계 “응급상황 대처 어려워” 반박
세계 56개국 약국 기반 접종 시행…미국·영국선 이미 일상화
“안전관리·책임체계 정비 선행돼야”…찬반 논의 본격화 조짐
약사가 흰 가운을 입고 의료용 장갑을 착용한 채 마스크를 쓴 여성의 팔에 백신을 놓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약국 내부로 보이는 배경에는 약품 상자가 정리돼 있고, 조명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사 시술자는 집중한 표정으로 주사기를 들고 있으며, 접종자는 소매를 걷은 채 차분한 자세로 백신을 맞고 있다.<챗지피티 생성>

약사가 흰 가운을 입고 의료용 장갑을 착용한 채 마스크를 쓴 여성의 팔에 백신을 놓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약국 내부로 보이는 배경에는 약품 상자가 정리돼 있고, 조명은 밝고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사 시술자는 집중한 표정으로 주사기를 들고 있으며, 접종자는 소매를 걷은 채 차분한 자세로 백신을 맞고 있다.<챗지피티 생성>

공중보건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의료 인력 부족난 해결을 위해 약국에서도 백신 접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다만 의사들은 응급상황 발생 시, 환자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1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화여대 약학대학 이정연 교수는 최근 한국임상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약사의 예방접종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며 "약국 기반 예방접종은 접근성과 유연한 운영, 미접종자 감소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감염병 대응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약사법·감염병예방법은 약사 역할을 백신의 보관·분배·상담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이 교수는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에 시범사업 근거를 신설하고, 약사법 개정을 통해 '예방 가능 감염질환의 백신 투여'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약사연맹에 따르면 세계 120개 참여국 중 56개국이 약국 기반 예방접종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중 44개국은 약사가 직접 백신을 투여하며, 26개국은 처방권을 갖고 있다. 미국은 전체 성인 코로나19 예방접종의 70% 이상이 약국에서 이뤄졌다. 영국도 약 46%(2023년말 기준)가 약국 접종이었다. 필리핀,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국가들도 시행 중이다.


금병미 대구시약사회장은 "현재 대한약사회는 미국약사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약국 내 예방접종 제도화와 국제 표준 교육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약국은 시민과의 접근성이 높고 신뢰 기반이 탄탄해 백신 접종 거점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의료계 반대는 넘어야 할 산이다. 해외 대부분 국가들도 법적 제한과 의료계 반대, 약사 직능에 대한 신뢰 부족 등으로 마찰을 빚었다.


실제 미국도 처음엔 의료계와의 역할과 관련한 분쟁이 적잖았다. 하지만 1996년 약국 기반 예방접종 인증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해 약 36만명 이상(2019년 기준)의 인증 교육 약사를 확보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법을 개정해 독감, 폐렴, RSV, 대상포진 등 성인 백신 접종을 약사에게 허용했다. 2020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엔 약사 참여가 대규모로 허가됐다. 영국도 의료계의 반대가 크자, NHS(국민보건서비스) 검증을 거쳐 2012년쯤 제도화에 성공했다. 결국 약국에서 백신접종이 가능하려면 국내에서도 약사를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인증 및 검증 프로그램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수용성 확보차원에서다. 국내 의료계는 긴급상황시 약국의 대처능력에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예측 불가능한 응급상황을 유발할 수 있지만, 약학 교육에는 응급의학 훈련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응급 장비와 인력이 없는 약국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환자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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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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