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안전지대?…취업·고수익 미끼 ‘범죄의 덫’ 곳곳 만연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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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6 18:21  |  수정 2025-10-16 21:11  |  발행일 2025-10-16
취업이나 고수익 미끼로 타깃 구하는 범죄 잇따라
대구서 횡행했던 ‘기획부동산 사기’도 비슷한 수법
전문가 “개별사건 일반화 힘드나, 유사범죄 반복 대책 고민해야”
몇해 전 대구 도심에서 발견된 구인광고 전단지 뭉치. 기획부동산 업체의 구인광고로 추정된다. 노진실 기자

몇해 전 대구 도심에서 발견된 '구인광고 전단지' 뭉치. 기획부동산 업체의 구인광고로 추정된다. 노진실 기자

손쉬운 취업과 고수익을 미끼로 한 '범죄의 덫'이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선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로 이어지는 반면, 대구 등 국내에선 주부와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기획부동산 사기 등으로 마수를 뻗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처럼 사람 심리를 이용, 영혼까지 피폐하게 하는 사기 범죄가 형태만 다를 뿐 다양하게 판치고 있어 시민들은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몇년 전부터 대구에도 취업과 고수익을 빙자해 서민들을 패가망신시키는 사기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대구에선 '기획부동산 사기'가 대표적이다. 범죄 근거지는 대구 도심 건물 곳곳에 포진해 있었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이 범죄 타깃을 끌어들이는 주요 방법은 '구인광고'와 '지인 추천'이었다. 돈벌이가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몸집을 키우려는 것이다.


2021년 영남일보 취재진이 대구 도심에서 발견한 기획부동산 업체의 구인광고엔 구직자나 돈이 필요한 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솔깃한 조건들이 적혀 있었다. 직접 연락해보면 업체 관계자는 "경력이 없어도 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만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지를 물어보면 "부동산 관련 일을 한다"고 했다. 범죄조직은 이런 식으로 돈벌이가 필요한 주부나 고령층을 기획부동산 사기에 발을 담그게 한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많은 빚을 지고, 가족과 지인까지 사기의 피해자로 만들게 된다.


실제 기획부동산 사기로 큰 고충을 겪은 대구의 한 70대 시민은 "처음엔 나이가 많고 별다른 경력이 없어도 돈을 벌게 해준다고 했다"며 "결국 남은 건 수억원대 빚더미였다. 스스로가 원망스러워 몇번이나 죽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구한의대 조성제 교수(경찰행정학과)는 "캄보디아 감금 사건 등 개별 사건은 복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취업 혹은 과도한 불로소득을 미끼로 한 범죄가 여러 형태로 발현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가 진지하게 고민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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