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당신의 챗GPT는 ‘지니’가 아니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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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3 15:25  |  발행일 2025-10-23

챗GPT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많은 사람이 쓴다'는 말도 이제 새롭지 않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천만 명이 사용 중이며, 직장인의 상당수가 업무에 챗GPT를 활용한다. 그야말로 국민 앱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


이제는 누구나 챗GPT를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떻게 잘 쓰는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대화 방식이다.


같은 질문이라도,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이 돌아온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쓰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몇 번 써봤다' 수준에 머문다. 짧게 질문하고 단답을 얻은 뒤 '아직은 믿을 만하지 않다'거나 '내가 원하는 답은 못 주더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질문 방식'에 있다. 챗GPT는 요술램프 속 지니가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묻느냐다.


챗GPT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프롬프트 공식'이 있다. 첫 번째는 역할(Role) 을 부여하는 것이다. '요약해줘'보다 '너는 디지털 전문기자야. 아래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세 단락으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AI가 단순히 정보를 압축하는 게 아니라, '기자'라는 시각으로 구조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맥락(Context) 을 구체적으로 주는 일이다. '바다에 대한 시를 써줘' 대신 '지난 여름휴가 때 동해 바다를 보며 느낀 해방감을 담은 시를 써줘'라고 하면 감정선이 완전히 달라진다. AI는 단순한 바다가 아닌, 사용자가 느낀 바다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분위기를 반영한다.


세 번째는 형식(Format) 을 미리 지정하는 것이다. '보고서 써줘'보다 '결과를 표로 정리해줘' 혹은 '한 문단 요약 뒤 세부 항목을 불릿으로 정리해줘'라고 요청하면 훨씬 효율적이다.


네 번째는 반복 개선(Iteration) 이다. AI가 낸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부분만 더 자세히 써줘' 혹은 '문체를 조금 더 감성적으로 바꿔줘'라고 하면 된다. AI는 이전 대화 맥락을 기억하기 때문에, 새로 시작할 필요 없이 점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예시(Exemplar) 제시법이다. '이런 식으로 써줘: 퇴근길 하늘이 오늘따라 다르다'처럼 구체적인 문장을 보여주면 AI가 그 문체를 학습해 비슷한 분위기의 결과를 낸다. 글쓰기뿐 아니라 이메일, 보고서, 블로그 등 어떤 작업에도 통한다.


결국 프롬프트란 단순한 명령어가 아니라 '설계'다. 챗GPT는 인간의 질문 구조를 거울처럼 반사한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든다. AI 시대에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묻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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