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빈 롯데그룹 회장. 연합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연합뉴스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주간을 맞아 국내 유통 대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경주를 찾고 있다. 롯데·신세계·쿠팡 등 국내 주요 유통 기업 수장들이 APEC CEO 서밋과 연계 포럼에 참석해 개별 일정을 소화한다.
26일 경제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등이 이번 주 경주를 찾는다. 아모레퍼시픽 경영진도 참석을 확정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총수들이 APEC CEO 서밋을 계기로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고금리 기조와 소비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롯데그룹은 이번 CEO 서밋의 스폰서 기업으로 참여하며 최고위급 경영진이 총출동한다. 신 회장 외에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 총괄대표, 이영준 화학군HQ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이 주요 세션과 비즈니스 네트워킹에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호텔은 정상회의 관련 주요 공식 행사의 케이터링을 맡는다. 롯데호텔서울은 셰프 에드워드 리와 협업해 오찬과 만찬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그니엘부산은 APEC CEO 서밋 환영 만찬을 담당한다. 단순 후원을 넘어 그룹 전반의 역량을 드러내는 자리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회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행사 참석을 확정했다. 정지영 대표와 허서홍 대표, 박대준 대표는 28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리는 '유통 퓨처 테크 포럼'에 참석한다. 이 포럼은 APEC CEO 서밋 부대행사로 조선·방산·유통·AI·가상화폐·미래에너지 등 6대 첨단기술 분야 가운데 하나로 구성됐다. 글로벌 기업의 혁신 모델 사례 공유와 디지털 전환 전략이 논의될 예정이다. 쿠팡 측에서는 로버트 포터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가 29일 '디지털 전환과 리테일 효율성'을 주제로 CEO 서밋 세션에 오른다.
이번 행사에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대거 집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다.
국제 인사의 면면도 화려하다. 젠슨 황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로 AI 연산용 GPU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는 인물이다. 데이터센터와 생성형 AI 인프라 확산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제인 프레이저는 미국 대형 금융사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로 글로벌 자본 흐름과 기업 금융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신흥시장 전략을 이끄는 인물이다. 호아킨 두아토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의 최고경영자로 제약과 의료기기 사업을 총괄한다. 다니엘 핀토는 JP모건의 부회장으로 기업금융과 투자은행 부문을 이끌어온 핵심 경영진이다.
일본 측에서는 오모토 마사유키 마루베니 최고경영자와 도쿠나가 도시아키 히타치 최고경영자가 참석한다. 마루베니는 에너지·자원·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상사이고 히타치는 디지털 전환과 산업 솔루션 분야를 강화해온 기업이다. 중국에서는 쩡위췬 CATL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CATL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최대 기업으로 꼽힌다.
국제기구 측에서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마티아스 코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참여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전망과 금융 안정 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며 코만 사무총장은 회원국 경제 정책 조율과 구조개혁 권고를 담당한다. 이 밖에 세계은행(W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개발은행(ADB) 관계자들도 참석해 개발 금융과 인프라 투자, 지속가능 성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APEC은 1989년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협의체로 21개 회원 경제권이 참여한다. 세계 GDP와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만큼 정상회의와 CEO 서밋은 글로벌 정책·산업 흐름을 가늠하는 장으로 기능해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확대가 핵심 화두로 부상하면서 각국 기업들은 정부 정책 방향과 기술 트렌드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이 무대를 전략적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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