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빵지순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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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16 04:54  |  발행일 2025-12-16

경북 포항시가 지역 대표 제과·제빵 문화를 발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 촉진을 위해 '베이크 더 포항(Bake the Pohang)'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지역 제과·제빵 산업과의 상생 프로젝트로, 엄정한 심사를 거친 12개 우수 제과점이 참여한다. 포항시 측은 "지역 제과·제빵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빵을 활용한 체험형 미식 축제를 지역 관광 콘텐츠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빵집을 성지순례하듯 돌아다니며 맛보는 '빵지 순례'가 최근 인기 관광 콘텐츠가 됐다. 실제로 커피·베이커리 업종의 매출 규모가 10년 만에 두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커피·베이커리·패스트푸드 업종의 10월 카드결제 추정액은 1조7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늘었다. 같은 기간 일식·양식·중식(1.8%), 한식(-1.7%)이 저성장 또는 역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 삼송빵집, 경북 안동 맘모스베이커리, 대전 성심당, 전북 군산 이성당 등 지역 대표 빵집들은 빵지 순례자들로 늘 붐빈다. 한두 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빵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소금빵, 베이글, 크루아상 등 빵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빵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빵 제품의 고급화도 대중적인 인기에 한몫 했다. 빵 하나가 5천~1만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빵 플레이션'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고급 빵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다가 쌀이 주식이던 우리의 식생활이 서양처럼 밀로 바뀔 지도 모를 일이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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