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대구 북구 읍내동 명봉산 인근의 한 농막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 중인 모습. <대구소방본부 제공>
대구 도심 내 농업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막과 비닐하우스에서 전기설비 관리 미흡과 개인 부주의 등으로 인한 화재 발생이 매년 끊이지 않아서다. 특히, 이들 농업시설이 '소방법' 적용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가설건축물로 분류된 탓에, 행정적 관심과 규제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5년간(2021년~2026년 1월) 대구에서 발생한 농막·비닐하우스 관련 화재 발생 건수는 총 94건이다. 2021년 14건이었고, 지난해에는 22건이 발생했다. 매년 꾸준히 느는 추세다. 올해는 1월에만 벌써 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농지 밀집도가 높은 곳일수록 농막·비닐하우스 관련 화재 발생 빈도가 높았다. 대구 전체 경지면적(1만3천597㏊)의 약 84%(1만1천452㏊)를 차지하는 달성군(화재 51건)과 군위군(2023년 편입 후 10건)에 화재 사고가 집중됐다.
화재 원인은 '전기적 요인'이 32건(34%)으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18건·1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정식 배선 공사 없이 임시로 전기를 끌어다 쓰는 구조적 한계에다, 시설 내부에서 음식을 해 먹거나 난방기를 틀어놓고 자리를 비우는 '안전 불감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막·비닐하우스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이들 시설이 '가설건축물' 용도로 분류된 것이 한몫을 하고 있다. 가설건축물은 소방시설법상 특정소방대상물이 아니기 때문에 화재 설비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소화기 등 최소한의 장비 설치만 권고된다. 이에 농막·비닐하우스의 경우, 농지 가설건축물 현황 관리와 위험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공산이 크다. 더욱이 최근엔 정부가 농촌 생활인구 증가 및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농막 등을 '농촌 체류형 쉼터'로 양성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운 상황이다. 화재 안전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일각에선 화재 위험성이 큰 농막 등에 대한 상시 현황 관리나 안전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도시농업진흥연구회 문병재 이사장은 "농막의 체류 기능이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이제는 단순 건축가설물이 아닌 주거용 건축물에 준하는 소방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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