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사회 로고.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지지 공동 입장문'은 지역 의료계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단순한 찬성 의사를 넘어, 단절된 행정 체계가 지역 의료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현장의 절박한 진단으로 풀이된다.
◆'행정 칸막이'에 갇힌 응급의료…광역 단위 재편 시급
현재 대구와 경북의 의료 현장은 이미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하고 있다. 경북 시·군 지역에서 발생한 중증 응급환자가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는 비율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행정 시스템은 대구시와 경북도로 분리되어 있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두 의사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행정적 단절이 지역 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의료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이 이미 광역생활권으로 재편된 만큼, 행정 시스템 역시 이에 발맞춰 통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경북의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속도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각자도생식의 대응으로는 의료 붕괴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중앙정부 협상력 제고와 '의료 시너지' 기대
의료계가 통합을 통해 기대하는 가장 실질적인 대목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 협상력의 극대화'다. 그간 국책 의료사업 유치나 필수 의료인력 수급 정책 논의에서 양 시·도는 때때로 경쟁 관계에 놓여 역량이 분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행정통합이 실현되면 대구의 고도화된 임상 데이터와 경북의 바이오·백신 연구 인프라를 결합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임상-연구-제조가 결합한 '권역 단위 의료 생태계'는 수도권 중심의 의료 권력 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통합을 통해 재정과 정책 결정권이 하나로 결집된다면,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의료 자원 배분 권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의사회 로고.
◆'자원 쏠림' 우려와 반대 목소리에 대한 과제
물론 의료계 내부에 신중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행정통합 시 대구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어 경북 외곽 지역의 중소 병원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통합 과정에서 경북 북부권 등 의료 소외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인력 배치를 보장하는 구체적인 특별법 조항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통합의 목적은 지역 균형 발전이며, 의료 취약지에 대한 공공의료 강화 대책을 통합 기본계획에 상세히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행정통합의 성패가 단순한 조직 합치기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어디에 살든 동일한 수준의 생명권을 보장받는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에 달렸다고 조언한다.
◆지속 가능한 의료 백년대계를 위한 실험
TK 의료계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행정통합 논의를 단순한 정치·행정적 절차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역민의 생존과 직결된 '의료 백년대계'를 다시 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분절된 두 주체가 하나의 체계로 묶일 때 응급환자 이송 체계 효율화, 병상 수급 관리, 지역 특화 의료 산업 고도화가 비로소 실효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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