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사회 로고.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가 의료계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대구시·경북도의사회가 행정통합을 지지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지역의료 붕괴에 대한 위기 인식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지역의료계는 통합 논의가 지역의료체계 유지에 필요한 구조적 전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와 경북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대표적인 곳이다. 의료 수요는 늘지만 이를 감당할 필수의료인력과 공공의료 인프라는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응급·중증 의료 공백, 의료인력의 수도권 유출, 지역 병원의 경영 악화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의료계가 기대하는 효과 중 하나는 중앙정부와의 협상력 제고다. 국책의료사업 유치나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기존 의료인력 수급 정책은 개별 지자체 단위에선 명확한 한계가 있다. 통합된 행정체계는 재정과 정책 역량을 결집해 그간 현실화되지 못했던 의료정책 과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대구시의사회 로고.
의료산업 측면에선 시너지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구의 임상 중심 의료역량과 경북의 연구·산업 인프라를 연계해 권역 단위 의료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수도권 집중 구조에 대응할 새로운 축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역의료계는 행정통합 지지의 본질이 산업 육성이 아니라 지역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의료계 지지가 무조건적인 찬성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통합 과정에서 특정 지역으로 자원이 집중되거나 경북 지역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이에 의료계는 통합 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지역 간 균형발전과 형평성이 명확히 담보돼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의료현장 관점에서 보면 TK는 이미 하나의 광역의료생활권으로 작동하고 있다. 경북지역 중증·응급환자가 대구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오래전부터 고착화됐다. 환자 이동과 진료 연계, 의료인력 교류는 통합돼 있지만 행정체계는 여전히 분절돼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가 행정통합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의료전달체계를 권역(TK) 단위로 재설계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병상과 인력, 응급의료자원을 통합 관리하고, 감염병 유행이나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도 신속·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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