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이 오늘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그러면 통합의 공은 국회로 넘어간다. 대구시의회에 이어 경북도의회까지 찬성한 만큼 대구경북행정통합은 구호가 아닌 입법으로 완성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회 문턱을 넘는 것은 경북도의회의 찬성을 얻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가장 먼저 부딪힐 벽은 중앙부처의 기득권이다. 특별법에는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재정과 행정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그래야 통합하는 의미가 있다.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자율권이 없이 행정구역만 합치는 통합은 부작용이 더 많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정과 권한의 지방 이양 범위에 대해, 중앙부처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국회의 의지가 필요하다.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각 지역의 입장 차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행정통합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부산·경남, 광주·전남, 대전·충남에서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이중 부산·경남은 통합시기를 2028년으로 설정하면서 늦게 행정통합을 했다고 재정 지원 등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최대 20조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도 올해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아야 하다는 대구·경북, 광주·전남과는 입장이 다르다. 수도권이나 전북, 충북, 강원, 제주의 공감도 필요하다. 행여 이들 지역이 초광역 통합으로 자기 몫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대하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된다.
행정통합을 정치공학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 할 사항이다. 정당 속성상 행정통합이 올해 지방선거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따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행정통합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시도로, 정당의 정치적 셈법으로 계산해서는 안 될 국가적 과제다. 인구감소와 산업 공동화는 모든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국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다.
행정통합을 통해 광역화된 도시로 키우지 않으면 지방소멸은 가속화될 것이다. 도시 광역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국가간 경쟁이 아니라 도시간 경쟁으로 바뀐 지도 오래됐다. 따라서 행정통합은 지역 이해나 당리당략을 뛰어 넘어 다뤄져야 한다. 통합을 통해 지방의 자생력을 키워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목표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각 정당은 정치적 셈법을 내려놓고, 지방소멸 방지라는 공동의 과제 앞에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재정과 권한의 지방 이양, 그리고 통합 지자체 견제 기능까지 담은 합의를 이루는 것, 그것이 지금 국회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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