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목의 시와함께] 김창제 ‘쇠꽃 심장’

  • 신용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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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31 09:46  |  발행일 2026-08-31
신용목 시인

신용목 시인

고철을 들었던


손바닥에 꽃이 피었다


손금의 줄기 위로 한 송이



마냥 붉은


내 손에 들린


심장


뛴다


#


'말한 것'보다는 '말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말을 한다. 우리는 말한 것이 말하지 않은 것을 안내하기 위한 표지판이라는 사실을 안다. '사랑해'라는 고백이 당신의 밤 속으로 뛰어드는 유성 같은 마음을 긴 꼬리로 그 뒤에 끝없이 펼쳐놓는 것처럼 무한의 비밀을 간직한 언어의 가장 작은 입자까지 잘게 부수며 침묵은 우리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한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심연이 꼭 말하지 않음을 통해서만 출현하는 것은 아니다. '말해진 것'에는 반드시 말로 할 수 없는 것 이를테면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끼어든다. 언어는 그 언어의 대상을 다 지시할 수 없고 다만 그 대상의 대리자로서 불가능성의 캄캄한 심연을 지키는 문지기로 서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불가능성이 도약과 여백 속에 진실을 깃들게 만든다.


그리고 시인이 손 안에 심장이 있다고 말할 때 저 행간의 간극 속에서 우리는 생의 비밀 하나를 건져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독후감을 남기게 된다. 심장은 생명이 있기 전부터 이 세계의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었다. 태어나고 사라지는 이 자연의 무수한 생명을 위해서 끝없이 뛰고 있었다. 쇠를 쥐었던 손에 남은 붉은 녹 속처럼 그 노동의 빛나는 아침마다 태양처럼 뜨겁게 피어나고 있었다. 그것이 이 시가 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모조리 증명하고 있는 저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살아 있음의 숭고함이자 아름다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독후감은 생명과 노동을 유성처럼 긋고 가는 시의 깊이를 다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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