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제19회 대구국제아트페어 VIP 프리뷰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권혁준기자
미술시장 침체 속에 열린 제19회 대구국제아트페어(DIAF 2026·이하 디아프)가 관람객 수와 작품 판매액에서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을 거두며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다만 대구지역 주요 화랑과 서울 대형 갤러리의 불참, 차별화된 콘텐츠 부족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4일 디아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외 103개 갤러리가 참가한 올해 행사에는 약 1만4천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는 지난해 약 1만2천명보다 16.7% 증가한 수치다. 입장권 판매 수입도 전년 대비 8.5% 늘었다.
작품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약 52억원으로 추정됐다. 1천만원 이하 작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으며, 1억원 이상 판매 실적을 올린 갤러리도 3곳으로 집계됐다.
VIP 프리뷰 첫날부터 갤러리신라가 출품한 타다아키 쿠와야마, 리안갤러리의 이진우, 갤러리 끼의 김윤신, 갤러리 제이원의 이배 작품 등이 판매됐다. 올해 처음 참가한 갤러리티는 제니스 채의 출품작을 완판했다.
이광호 대구화랑협회장은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 약 90억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이후 이어진 하락세에서 반등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컬렉터들의 작품 구매 의지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장에서 체감한 분위기는 공식 관람객 증가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지난달 29일 VIP 프리뷰에서는 개막 후 약 2시간이 지나자 전시장 곳곳이 한산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
지역 갤러리 관계자는 "구매력 있는 컬렉터들이 방문하는 VIP 프리뷰의 실적이 사실상 아트페어 전체 판매 실적을 좌우하는데, 첫날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제19회 대구국제아트페어 VIP 프리뷰에서 관람객들이 'EDGE 100' 특별전을 보고 있다. 권혁준기자
참가 갤러리 구성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대구 봉산문화거리의 주요 화랑인 우손갤러리와 중앙갤러리 등이 참가하지 않았고, 서울의 대형 갤러리들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갤러리 대표는 "국내 주요 아트페어임에도 대구와 서울의 대형 화랑들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역 컬렉터의 소장품을 소개한 'A Collector's Collection'에서는 앤디 워홀과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100만원 이하 작품을 선보인 'Edge 100'에서는 총 9점이 판매돼 신규 컬렉터 확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전'과 '예술가의 오브제' 등도 마련됐지만, 특별전 대부분이 전시장 외곽에 배치돼 관람 동선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함께 열린 '2026 청년미술프로젝트 YAP'은 넓은 전시 공간을 활용해 청년 작가들의 대형 작품과 실험적인 작업을 효과적으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특별전과 청년미술프로젝트 등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행사 전반에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주요 아트페어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았다.
지역 미술계 관계자는 "서울의 프리즈·키아프와 부산의 아트부산이 열린 뒤 개최되는 만큼 새로운 미술시장 흐름을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디아프가 국내 3대 아트페어로서의 명성을 이어가려면 주요 화랑의 참여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준
영남일보 권혁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