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대통령, 김문수에 “과거 접고 반드시 이겨라”
보수 정치의 상징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만나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 반드시 선거에서 이겨달라"고 당부했다. 6·3대선을 통해 분열과 갈등을 딛고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했다. 지난 3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공식 대면이다. 당초 차담회는 30분가량 예정됐으나, 1시간 넘게 이어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 이만희 수행단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유영하 의원 등이 배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하나가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인적 섭섭함은 이제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꼭 승리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진심으로 임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격려 차원을 넘어, 최근 불거졌던 당내 갈등과 보수진영 간 분열을 봉합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특히 '후보 교체론'으로 혼선을 빚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논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민주당의 입법 독재 탓에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를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위기감 속에 진정성 있게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시간이 많지가 않지만,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만큼 승리의 지혜를 나눠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이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해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다만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하나가 돼 선거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가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탄핵 이후 집까지 잃고 달성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고, 딸마저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이번 예방은 김 후보 측의 요청에 박 전 대통령이 흔쾌히 응하면서 성사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향후 박 전 대통령이 보수 대통합과 김 후보 지원에 본격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