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임훈 기자
전체기사
허공에서 흩뿌려진 붓의 궤적...천수 노상동 '전면화(前面畵)'展
지역 1세대 현대서예가이며 추상서예 개척자인 천수 노상동의 '전면화(前面畵)'展(전)이 오는 28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상동의 '공서(空書)' 기법을 투영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해당 작품들은 붓을 사용해 만들어진 것들이지만, 붓은 단 한 번도 캔버스 위에 닿은 적 없다. 붓이 품은 먹은 속도가 만들어낸 에너지를 통해 지면 위에 흩뿌려질 뿐이다. 노상동은 지난 몇 년간 같은 높이의 공중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무수한 '일획'을 긋는 특유의 작업을 이어왔다. 이른바 논터치 기법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허공에서 이뤄진 신체적 궤적과 시간의 흐름은 작품의 바탕면에서 새로운 공간 창출에 대한 깨달음으로 드러난다. 그의 작품들은 '처음과 끝', 곧 '0'과 '1'의 문법을 가지며 고유의 코드화를 통해 거대한 매트릭스를 이루며 흘러간다.미술평론가 김영동은 "작품의 구체적 실천에서 독특한 방식을 채택한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상에서 뿌리고 긋는 필획들의 미학적 속성이나 성취의 효과를 직관해 볼 필요가 있겠다. 자신만의 운필법을 연구하고 뿌리듯 떨어뜨리는 먹물에 따라 점들을 만들어 가는 그 몰입의 순간은 아주 특별하다 하겠다. 그렇게 완성된 화면의 미적 효과를 직관하면서 작가의 이런 실험적 행위의 의미와 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1952년 경북 울진 출생인 노상동은 대구고, 경북대에서 공부하고 대구서학회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때부터 서예관 전문 큐레이터로 재직한 바 있다. 이후 '물파(物波)'그룹 활동을 통해 동양의 정신을 탐구하며 추상미술 작품을 발표했다. 1999년부터는 대구와 울진을 오가며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노상동 '0 to 1'
[TALK&TALK] 황성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 "평범한 사람도 삶 속에서 수양하면 부처 될 수 있죠"
영남일보는 오는 28일 대각개교절(원불교 열린 날)을 앞두고 황성학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을 만났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 교조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1916년 4월28일)을 기념하는 원불교 최대의 경축일이다. 지난 15일 대구 중구 남산동 원불교 대구교당에서 만난 황 교구장은 "대각개교절은 평범한 청년이었던 소태산 대종사께서 깨달은 바에 대해 한 번 더 되새기는 날"이라며 원불교 교도와 지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28일 원불교 최대 경절 대각개교절교조가 큰 깨달음으로 부처가 된 날평범했던 청년 깨달은 바 새겨봐야교조 9인 제자 중 법 승계 정산종사성주 출신으로 교리 제정 많은 영향일제강점기에도 교조는 희망 예언현실 어려울수록 꿈 가질 필요 있어▶대각개교절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4월은 원불교의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의 달'입니다. '대각개교의 달'은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께서 큰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이 되셨다는 의미와 원불교를 창교해 교화사업을 시작했다는 두 가지 뜻을 되새기는 절기입니다.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삶 속에서 마음을 단련하고 수양을 한다면 능히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원불교의 철학과 대구·경북의 선비 정신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에게는 9인의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중 법을 승계하신 정산종사께서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백세각에서 공산 송준필 선생 문하에서 유학을 공부하셨습니다. 특히 정산종사께서는 소태산 대종사께서 교리를 제정하실 때 옆에서 직접 보필하셨기 때문에 원불교의 교리 형성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셨습니다. 대구·경북은 '선비의 고장'이라는 자부심이 큰 곳입니다. 선비는 성리학이 만들어낸 이상적 인간형으로 지덕(智德)을 겸비하고 청렴하면서도 명분과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을 지칭합니다. 이러한 선비 정신은 오늘날 되살려야 할 '시대정신'입니다. 원불교의 일원사상과 철학은 유·불·선(儒·佛·仙) 삼교사상을 두루 통섭하고 있습니다. 원불교의 예법 역시 유교의 예법을 인용, 혁신, 창조한 부분이 많습니다."▶원불교 대구경북교구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떤 사업들이 있습니까."교구에서는 '원문화원'을 설립하고 지역민들을 위한 음악·미술교실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김천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교도소 법회를 수십 년째 운영해 오고 있으며, 청운회 주관으로 지산복지관 목욕 봉사와 경주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여성회는 '천지보은 운동사업'에 앞장서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아나바다 운동입니다. 물건을 아끼고 나누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는 운동입니다. 둘째는 지구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안학교인 경주의 화랑고와 달성의 한울안중학교를 통해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총선이 끝났지만,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각 진영의 다툼으로 후유증이 커 보입니다. 종교인으로서 국민 통합을 위한 방안을 말씀해 주신다면."얼마 전 민의를 대변하는 총선이 끝났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제가 얻은 느낌은 '민심이 천심'이라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은 항시 국민이 무서운 것을 알고 민심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정치는 정치가 국민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고 염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여야 간의 끝없는 정쟁은 국민을 불편하게만 합니다. 민주사회란 모든 구성원이 나라의 주인인 세상을 말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치의 문제는 여야가 서로를 동반자로 인정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내가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하게 모셔야 합니다. 서로를 공존의 대상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러려면 화합·상생하는 통합의 정치를 복원해야 합니다." ▶원불교 교도 및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오늘날 서민의 삶이 어렵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원불교를 창교하신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어변성룡(魚變成龍, 물고기가 변해서 용이 된다) 할 것이란 희망의 예언을 하신 바 있습니다.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처럼 오늘날 세계에는 'K-컬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겨울 추위가 매서워질수록 봄이 가까워 오듯 우리의 현실이 어려울수록 꿈과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갤러리청라 28일까지 서양화가 김재경의 '산책/strolling'展
갤러리 청라는 오는 28일까지 서양화가 김재경의 '산책/strolling'展(전)을 선보인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회원인 김재경은 그동안 16회의 개인전과 180여 회의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여해온 중견작가다. 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약 15년 전부터 추구해오고 있는 '산책' 시리즈 연장선 위에서 최근의 작업 성과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김 작가는 산책이라는 미학 코드를 통해 낯선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그 풍경과의 대화를 보다 더 단순하고 보다 더 가벼운 회화 언어로 기록하는 중이다. 패널 위에 오일스틱으로 무심히 그은 원색의 선과 색면으로 구현된 평면 작업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그가 설정한 풍경에는 자연이 있으며, 사람과 집, 반려동물이 있다. 산책이라는 스팩트럼으로 보면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과 집, 반려동물 등 사회적 실존마저도 풍경으로 환원된다. 김 작가는 가벼운 터치와 부드러운 드로잉을 통해 산책에서 만나는 풍경의 표정을 아로새기고 거기에 동심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완성된 아름다운 작품들은 일상 속에 깊이 묻혀 있던 감성의 자극하고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산책의 세계로 들어서게 한다. 갤러리 청라 관계자는 "그의 모든 작품들은 도시적 삶에 얽매인 우리의 가슴으로 다가와 순식간에 무장해제시키고 작품 앞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오랜 벗처럼 말을 걸어오면서 위로와 치유의 에너지를 충전해 준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김재경 '산책/strolling'
동화사 주지 취임 혜정스님 "사명대사 불사에 주력하겠다"
불제자로서 평생을 수행하며 정진해 온 혜정스님이 2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본사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에 취임한다. 혜정스님은 지난달 5일 열린 팔공총림 최고 의사결정 기구 임회(林會)에서 동화사 방장 의현 대종사의 추천으로 동화사 주지를 맡게 됐다. 혜정스님과 의현 대종사와의 인연은 남다르다. 혜정스님은 1962년, 의현 대종사가 주지로 몸담았던 경북 문경 대승사에서 속가의 나이 7세에 동진출가(어린 나이에 출가하는 것)했다. 1970년 영천 은해사에서 수계를 받을 때에도 의현 대종사를 주지로 모셨고 지금까지 6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영남일보는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2일, 앞으로 4년 동안 동화사를 이끌 혜정스님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문경 대승사서 7세에 동진출가 60여년 師弟 인연 방장 의현 대종사 스승님 추천으로 중책까지 맡게 돼 반목과 갈등 시대, 희생·배려 가르침 사명대사 불사에 집중 수장고·체험관·교육관 건립 진행 동화사 제3의 중창 원만히 마무리"전국 총림 중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 배움의 문턱 낮춰 불법 교육도량役"▶동화사 주지라는 중책을 맡으셨습니다. 취임 소감은?"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 주지의 소임을 맡게 돼 엄청난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남일보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유달리 방장예하(의현 대종사)와의 인연이 많이 생각 났습니다. 그동안 제가 잘 모시지 못했는데도 동화사 주지라는 중책을 맡겨주셨기에 죄송하면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특히 방장예하께서는 지금 국민의 삶이 어려운 시기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불법을 따를 때 불자들의 삶이 행복하고 만사형통하게 되는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임기 동안 그 가르침을 깊이 새겨 정진할 것입니다. 저는 방장예하의 숙원사업이자 팔공총림 동화사의 역점사업인 사명대사 체험관과 교육관, 수장고를 건립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는 불자는 물론 국민 모두가 한뜻을 세울 때 나라가 존립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상징적인 사업입니다. 동시에 '모두 다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도량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동화사는 대구는 물론 전국을 대표하는 사찰입니다."팔공총림은 전국의 총림 중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총림입니다. 선원과 율원, 교육원 등을 완벽히 갖춘 총림으로서 그 부분을 더 확고히 해 팔공총림을 우리나라 제일 가는 총림으로 만드는데 힘을 보탤 것입니다. 금당선원은 전국의 수많은 스님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안거때 마다 수행하는 도량이며, 전문반과 연구반으로 운영하는 율학 승가대학원은 계율을 익히고 연구하는 도량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수행처입니다. 또한, 동화사 승가대학은 예비 스님들이 4년의 정규과정을 거쳐 비구스님이 되는 교육도량입니다. 계(戒), 정(定), 혜(慧)의 삼학을 모두 갖춘 총림으로서 수행과 수학하는 스님들을 잘 모시고 받들겠습니다. 또한 동화사는 불자들을 위한 수학 공간으로 대구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움을 원하는 분들에게 문턱을 낮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해 명실상부한 대구·경북의 불법 교육도량으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이 밖에 동화사를 찾는 분들이 기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중에게 다가가는 삶을 실천할 것입니다. 이제는 기다려서 기도를 받는 것이 아닌 사찰을 찾는 분들이 기도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화사의 역점 사업은 무엇이며 어떤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동화사는 임담 의현 방장예하께서 1994년 통일약사여래대불을 모시면서 제2의 중창을 했으며, 지금은 제3의 중창이라 말할 수 있는 사명대사 수장고와 체험관 및 교육관 불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사명대사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승도대장이 되어 의승병 2천 명을 이끌고 평양성 탈환의 전초 역할을 했습니다. 1593년 1월 평양성 탈환의 혈전에 참가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고, 그해 3월 서울 근교 삼각산 노원평 및 우관동 전투에서 크게 전공을 세워 선조 임금에게 선교양종판사를 제수 받았습니다. 그리고 적진에 네 차례 들어가 왜장 가토 기요마사와 회담을 갖고, 2차 적진 담판을 마친 후 선조 임금에게 토적보민사소를 올렸는데, 이 상소문은 문장이 웅려하고 그 논조가 정연하여 보민토적의 이론을 전개함은 물론, 그 실천방도를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명대사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보다 더 많은 업적을 가지고 있지만 후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못해 아쉽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명대사 불사를 원만히 마무리해 후손들에게 사명대사의 업적을 알리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반목과 갈등의 시대입니다. 서민들의 삶도 하루가 다르게 힘듭니다."우리는 국민이 화합할 때 국가의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가 화합하고 희생과 배려가 필요한 때입니다. 대중이 화합하면 이겨내지 못할 어려움이 없습니다. 물질을 중요시 하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만족하게 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합니다. 또한 방장예하께서도 늘 저에게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기다리는 지혜와 협력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춰야 '어렵다'고 하는 말하는 국민이 줄어 들것입니다. 이러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펼치도록 포교에 매진해 나가겠습니다." ▶평생을 불제자로 살아오셨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특별한 것을 고르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기억에 남는 일들은 있습니다. 어린 시절 출가해 문경 대승사에서 머물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 어린 마음에도 무척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공부에 정진하면서 배운 것이 많았는데, 어떤 분야든 일심을 다하면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린 시절의 그 마음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되돌아보면 특정 순간보다는 수행하며 경험한 모든 시간이 저에게는 특별했습니다. 물론 수행 과정에서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도 수행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수행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수행력의 차이는 있지만 속인들도 수행에 정진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의현 대종사와의 인연이 남다르다고 하셨습니다. "방장예하(의현 대종사)와 저의 인연은 문경 대승사에서의 만남 이후 60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애틋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였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을 때 문경 대승사에서 출가했는데 당시 주지 스님이 젊은 시절의 방장예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방장예하와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고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방장예하께서는 한국 근현대 불교의 거목으로 평생을 타인과 종단을 위해 살아오신 분입니다. 지금은 과거의 격랑을 극복하고 복권되셨지만 종단 문제로 너무 큰 고생을 하셨기에 상좌로서의 애환이 깊게 남아 있습니다. 제가 그 어른을 곁에서 모시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것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저 어른은 얼마나 괴로우셨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중생과 종단을 위해 헌신하신 방장예하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며칠 전 방장예하께 동진출가 때 찍은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이것을 왜 이제야 보여주느냐'면서 저에게 야단을 치시기도 했습니다.(웃음)"▶마지막으로 대구·경북 불자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입니까?"요즘 세상이 각박하고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물질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마음에서 힘든 부분이 많은데 그것이 바로 갈등입니다. 물론 갈등이 아예 없는 세상이라면 너무 단조로울 수도 있겠지만, 모든 중생의 평안을 위해서는 상대를 시기하는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서로에게 좋은 마음을 가지십시오. 열린 마음을 가지고 끌어안는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지난 12일 동화사 주지 취임을 앞둔 혜정스님이 활짝 웃으며 합장하고 있다. 혜정스님은 '모두 다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동화사를 이끌어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지난 12일 영남일보 인터뷰에서 혜정스님이 불교 대중화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1962년 동진출가 당시의 혜정스님(사진 맨 앞 남자 어린이)과 경북 문경 대승사 주지였던 의현 대종사(앞줄 왼쪽 세 번째).혜정스님이 수계를 받은 1970년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찍은 단체사진. 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가 의현 대종사, 의현 대종사 오른쪽에 검은 승복을 입은 혜정스님이 서 있다.
수성아트피아, 신진작가 공모사업 'NEW-WAVE' 작가에 곽이랑 선정
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신진작가 공모사업 'NEW-WAVE' 작가에 곽이랑을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곽 작가는 영남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대구예술발전소, 봉산문화회관, 어울아트센터 등에서 5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1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해 이름을 알려왔다. 암 투병 과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을 향한 열정을 표현하면서도 '병원'이라는 공간 속에 존재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공모는 전국에서 총 84명의 작가가 응모한 가운데 지난 3월 말 서류 및 인터뷰 심사를 거쳐 곽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곽 작가는 800만 원의 창작지원금과 더불어 개인전 개최를 위한 2천500만 원 상당의 지원을 받는다. 'NEW-WAVE' 작가로 선정된 곽이랑의 개인전은 오는 8월26일부터 9월 29일까지 약 1개월 동안 열릴 예정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별첨1. 프로필사진 (1) 곽이랑 작가.
물에 반사된 모습에 나타나는 개인의 세계와 이상 세계...갤러리팔조, 김현정 개인전 '물의 얼굴'
갤러리팔조는 오는 27일까지 김현정 작가 개인전 'The Visage of Water(물의 얼굴)'을 연다. 반복적 대칭 구도의 작품들이 눈에 띄는 이번 전시는 삶의 모호함과 자연과 인간의 복잡한 투영 관계를 찾고자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거울처럼 주변의 형상들을 반사하는 물의 속성을 적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물에 무언가를 비추어 보는 행위는 김 작가에게 치유적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층층이 쌓인 부조 형식의 색은 작품에 추상적인 깊이를 가져다주고, 데칼코마니 표현은 김 작가가 바라는 이상과 마음을 투영하기 위한 것이다. 김 작가는 "작품에서 물에 반사되어 나타나는 모습은 개인의 세계와 이상 세계를 끊임없이 반영하는 일종의 매개체다. 진공 상태의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조각 기법의 하나인 부조 형식을 가져왔다. 형상을 이루는 면과 배경의 면이 이중구조를 가지는 추상 기법을 보여준다"면서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마음이 사라지는, 소위 '물멍'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갤러리팔조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작품 속 수면 위의 빛을 만끽하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Decalcomanie , 2024, Oil on canvas, 150x150cm 김현정 'Decalcomanie'
미술 전문 아트도서관 화마의 아픔 딛고 2관 개관
지난 2020년 화재로 문을 닫았던 사설 미술도서관인 아트도서관이 오는 24일 2관(대구 수성구 공경로70 만촌보성타운상가 내)을 개관한다. 아트도서관은 화재 이듬해인 2021년 대구 달성군 가창면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2관은 옛 아트도서관 자리에 들어선다. 가창면의 1관이 미술도서 중심이라면 수성구의 2관은 아동도서 중심이다. 약 1만5천여 권의 아동도서를 비롯해 미술 및 교양 도서를 준비했다고 아트도서관 측은 덧붙였다. 2관은 총 500여 ㎡ 규모로 가창면의 1관처럼 도서관, 갤러리, 북카페 등이 복합된 문화 힐링 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은 "도서관 운영비와 관련한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미래 문화유산으로서 아트도서관 운영 의지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아트도서관2관-1 (1) 대구 수성구 만촌보성타운 상가 내부에 자리잡은 아트도서관 2관 전경.
창작 소설을 다시 회화로...갤러리분도, 유현미 '적 Enemy / 그림 없는 퍼즐' 전
갤러리분도는 22일부터 오는 5월24일까지 유현미 작가의 '적 Enemy/그림 없는 퍼즐'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박동준기념사업회가 매년 갤러리분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을 초대하는 'Homage to 박동준' 전시의 하나로 마련됐다. 2020년 이명미 작가를 시작으로, 임현락, 이진용, 서옥순 전시 이후 올해는 매체와 장르를 거침없이 넘나드는 유현미 작가의 전시를 선보인다. 유 작가는 사진·회화·조각·설치·영상을 교차하는 작품들과 그것이 시·소설과 같은 문학으로 연결되는 지점까지, 특히 각각의 매체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려 혼합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작업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작가로서의 삶과 동시대 사회상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창작한 뒤 다시 그를 소재로 파생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2년 출간한 소설 '적 Enemy'와 '그림없는 퍼즐'로부터 텍스트가 회화공간 안에서 어떠한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3층 전시공간은 유 작가의 자작 소설 '적 Enemy'에서 시작한다. 창작과정 속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을 주제로 하는 이 소설에서 유 작가는 초현실적인 상상의 공간을 표현한다. 특히 이번 신작들은 그 동안의 사진작품과 달리 에디션이 없고 모두 한점의 유니크한 작품으로 제작된다.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영적 이미지들은 보는 이에게 상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2층 공간은 '퍼즐' 시리즈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아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새하얀 퍼즐이 존재한다는 모순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시리즈는 1998년부터 약 26년간 유 작가와 함께 성장해 왔다. 조각과 설치작업으로 시작되었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쌓이는 과정을 거쳐, 2022년에 '그림 없는 퍼즐' 소설로 완성됐다. 이 소설에서 유현미 작가는 주인공의 자아 성장 과정을 본인의 퍼즐시리즈의 흐름과 유사하게 표현했다. 갤러리분도 관계자는 "예술과 예술가를 사랑했던 고(故) 박동준 선생의 뜻을 따라 갤러리분도와 '박동준 기념사업회'는 앞으로도 변화를 추구하며 실험을 멈추지 않는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시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3. 유현미_Enemy(Self-replicate No.2), 유현미 'Enemy(Self-replicate No.2)'
[새로 나왔어요] 마은의 가게
카페를 창업했지만 팬데믹으로 문을 닫아야 했던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장편소설이다. 지금의 현실을 견디고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에게 단편적 위로가 아닌 구체적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혼자 카페를 운영하는 '마은'과 만년 경리가 아닌 재경팀 대리로 스텝업을 꿈꾸는 '보경'의 고단한 일상을 병치시켜 보여준다. 타인의 불안을 껴안는 것과 실현 가능한 건강한 연대에 눈길이 간다.마은의 가게 이서수 지음/문학과지성사/1만6천원
[새로 나왔어요] 주변의 모든 것을 화학식으로 써 봤다
화학을 활용한 제품이 셀 수 없이 개발될 정도로 화학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화학은 일상과 거리가 멀고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들이 질서정연하게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는 데 매료돼 화학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주변 사물들을 화학식의 렌즈로 재해석해 경이로움을 전달한다. 야마구치 사토루 지음/김정환 옮김/더숲/1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나이트비치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사나운 개로 변신한다면? 이 책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상상을 전제로 모성이란 주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평생 창작을 직업으로 삼았던 저자 레이철 요더가 아이를 낳은 후 2~3년간 전혀 글을 쓰지 못했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소설이다. 수많은 여성 창작자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현재까지 13개 언어로 번역됐다.나이트 비치 레이철 요더 지음/고유경 옮김/황금가지/1만7천원
[새로 나왔어요]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나'를 찍는 여성은 정말 나르시시스트일까? 이 책은 '나'를 찍는 여성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여성과 사진 기술의 관계를 탐색하는 문화비평서다. 또한 촬영과 재현의 대상에서 주체로 변모한 여성들의 위치를 거시적인 맥락 속에서 포착하고자 한 시도의 결과물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고 충실히 담은 이 책은 '사진 찍는 젊은 여성들'의 진짜 이야기에 접근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빈틈 없이 자연스럽게 황의진 지음/반비/1만8천원
[신간] 21세기 우리의 생존전략, 1등만이 생존하는 무한 경쟁사회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다문화가 지배하는 세계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2대 강국으로 등극했다. 아이디어와 감성이 지배하는 지식정보화시대인 지금은 과거의 산업사회와 달리 1등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무자비한 경쟁 사회로 일컬어진다. 권력은 정부에서 민간기업, 사회단체로 심지어 개인으로 이전되는 혁명적 변화도 일어나는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2008년부터 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교양과목으로 학생들에게 강의했던 '21세기 우리의 생존전략'이란 제목의 교양강좌 내용을 일부 수정·보완해 한 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현실을 직시하면서 시대변화에 대처하고 생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지 일깨워준다. 책은 '세계화와 탈세계화의 시대 돌입' '지식정보화의 시대' '중국의 부상과 미중패권경쟁의 시대' '치열한 경쟁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사회' '저출산과 고령화사회, 장수사회' '여성상위 시대, 신모계사회의 출현' '1인 가구의 시대, 솔로 이코노미 시대' '가족 개념 혁명의 시대' '청년실업과 다양한 직업군의 등장' '권력분점의 시대' '초연결사회의 대두' '이공계 전성시대, 공유경제와 저성장의 시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총 14장으로 구성됐다. 저자 이태교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사에 입사, 정치부 기자로 한일국교 정상화 회담 당시 주일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그 후 중앙일보 정치부 기자로 이적, 청와대 출입기자로 근무하다 삼성그룹 회장비서실에 스카우트 돼 이병철 회장 비서로 재직했다. 그리고 동부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를 거쳐 민간전문경영인 자격으로 국영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태교 지음/솔과학/532쪽/3만원
[하프타임]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기대하며
지난 7일 대구마라톤에 참가하는 가족들을 대구도시철도 2호선 지하철역까지 자가용으로 태워준 적 있다. 기자 역시 대구마라톤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러운 업무 탓에 달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본격 교통통제 시작 직전이었기에 기자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곧바로 업무 준비에 나섰다. 그러다 마라톤 출발장소인 대구스타디움의 모습이 궁금해 TV를 켜보니 대회가 생방송 중이었다. TV화면 속 출발선에 혹여나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주의 깊게 살피던 중 마라톤 생중계는 항공촬영 장면으로 전환됐고 카메라는 대구미술관을 비추고 있었다. 방송은 대구미술관에 대해 '대구 근현대미술의 역사적 가치를 연구하고 재조명…'이라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냈고, 대구미술관 동편에 자리한 대구간송미술관의 모습도 카메라 앵글에 잠시 포착됐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대구간송미술관과 관련한 일들이 뇌리를 스쳤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이 올해 하반기로 연기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지난달 쓴 적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를 쓴 이유는 간단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역 미술 애호가들과 시민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고 기자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려 했다. 또한 당초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 시기인 5월로 오픈 일정을 맞추려면 시범 운영 등 다양한 준비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영남일보의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연기 보도가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시도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오는 9월 초 대구간송미술관이 문을 열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여타 문화사업의 지연 사례와 달리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 연기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가 자랑하는 근현대미술의 전통에다 고전미술의 영역을 더해 지역 문화예술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장소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구간송미술관이 예정된 개관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문을 여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또한 목적 지향적인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야기한 부작용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더욱 더 그렇다. 취재 과정에서 대구간송미술관 측의 진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특정 사업의 완료가 연기된다는 내용의 기사는 부정적인 내용으로 점철될 수 있는 것이지만,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꼼꼼한 준비를 위한 과정이다. 시민들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라는 솔직담백한 답변으로 일관해 오히려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대구시가 발표한 개관 연기 이유에는 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관전 전시 유물들이 국보·보물급 유물인 데다 습기에 취약한 지류유물(紙類遺物)이 다수를 차지하는 관계로 철저한 사전점검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시민과 지역 미술계의 기대감이 크다. 대구미술관과 인접한 대구간송미술관이 문을 열 경우 대구는 근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 조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대구마라톤 TV생중계에서는 대구미술관과 더불어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소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임훈 문화부 차장임훈 문화부 차장
예술상회 토마, 21일까지 이향희 개인전 '내일도 또 내일도'
대구 방천시장에 자리한 예술상회 토마는 오는 21일까지 이향희 작가 개인전 '내일도 또 내일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산책'이라는 행위를 통해 포착한 자신의 발걸음과 일상의 순간을 볼펜으로 그린 회화 시리즈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산책을 통해 찾은 영감을 기반으로, 기억의 조각들을 펼쳐 낸다. 설치적 요소의 실험보다는 볼펜을 활용한 회화 작품에 초점을 맞춘다. 이 작가는 산책을 통해 발견한 기억의 형태를 시각화하며 우리가 흘려보내기 쉬운 일상의 순간들의 아름다움을 기억한다. 기억을 시각화할 때 모노톤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 작가는 수채화 먹, 목탄, 과슈, 흑연, 볼펜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실험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재료에 따라 자신의 태도가 변화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중 '볼펜'이라는 재료는 작가가 최근 가장 선호하는 표현 매체다. 작가는 볼펜을 통해 한 줄씩 새겨내듯 그려내는 시간을 통해 둔한 감각들을 섬세하게 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해소되고 해방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 작가는 포항예고를 졸업한 후 미술대 진학을 위해 대구로 터전을 옮겼다. 영남대 미술대 졸업 후 미술교육 일을 병행하며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던 중 올해 대구 달천예술창작공간 4기 입주자로 선정됐으며, 작업에만 오롯이 집중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청년작가 9인의 릴레이전 'EVERGREEN PROJECT ; 리플렛 없는 전시장'의 네 번째 전시로 진행된다.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리플릿 대신 QR코드를 활용해 홍보를 진행하며 작품 판매수익 일부는 환경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향희 '1PM18℃'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더 미루기 힘들어"…계명대·영남대 의대, 13일부터 임상실습 수업
대구경북권 의대 신입생 중 '지역 학생' 인원 현재보다 2배 늘듯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원숭이띠 5월 8일 ( 음 4월 1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