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의 임시 지도부격인 비상시국회의는 23일 ‘이정현 지도부’의 즉각 퇴진을 재차 촉구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시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시국회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 김무성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회의를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최근 ‘3+3’ 형식으로 양측 중진들의 접촉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하고 분명한 것은 이정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하고 비대위를 구성할 때 비대위원장을 우리가 추천하는 인물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당의 쇄신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으로 비대위원장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당 쇄신 방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기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비상시국회의의 이같은 입장은 최근 ‘중진 3+3 협상’에서 제시된 비대위 전환 방안에 대한 협상안으로 분석된다. 중진 3+3 협상에는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비롯해 김재경, 원유철, 정우택, 나경원, 홍문종 의원 등 비주류와 친박(親박근혜)계 중진들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당 정상화를 위해 21일부터 회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밖에도 비상시국회의는 새 총리를 국회에서 추천하는 방안을 탄핵과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탄핵안을 새누리당이 직접 발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탄핵 문제에 대해서는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을 정도의 의미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황 의원은 전했다.
한편, 황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새누리당 비주류에 대해 “탄핵 대열에 동참하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해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면서 “마치 대통령이 된 듯한 오만한 모습을 더 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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