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후 총리직 노릴 수도 탄핵과 연계한 탈당 주목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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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4   |  발행일 2016-11-24 제3면   |  수정 2016-11-24
■ 김무성 대선 불출마 선언 왜?

여권 대선후보였던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23일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등 ‘백의종군’ 경험은 있지만,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 출마 의지를 접은 것은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 전 대표에 대해선 ‘카리스마가 있다’는 호평과 ‘좌고우면한다’는 혹평이 엇갈리곤 했다. 이런 그가 자신의 최종 목표였던 대선 출마를 포기한 것을 놓고 정치권은 “쉽지 않은 결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직접 밝힌 배경은 “박근혜정부 출범에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에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는 것. 김 전 대표 측근의 한 의원은 “지난번 공천 파동 때부터 책임감이 있었는데, 대통령마저 저렇게 되니까 ‘내가 무슨 낯짝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며 “주위에서 만류해도 양심상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의 탈당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비주류 탈당파와 주류 핵심부 양쪽으로부터 탈당 요구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한계점이 오면 결국 보수의 몰락을 막기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탄핵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탄핵안 발의·의결 시점을 전후해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개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괴로움을 끼치면 안되며, 그 해결책은 개헌이라 생각하고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개헌 추진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개헌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김천)과도 불출마 선언에 앞서 개헌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내각제 개헌 이후 실권을 쥔 국무총리를 노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마저 있다.

김 전 대표 불출마 선언은 야권에도 울림을 줬다. 야권은 일제히 탄핵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대선 불출마에 대해서는 향후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는 가운데 호평과 독설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은 이날 입장을 내고 “정치인의 기개와 결단을 강조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후계다운 절도 있는 정치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입장문에서 “김 전 대표는 불출마가 아닌 정계은퇴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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