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집콕족 위한 '방구석 라이프 문화' 확산

  • 박주희
  • |
  • 입력 2020-04-01 14:18  |  수정 2020-04-01 14:34  |  발행일 2020-04-02 제21면
공연사진3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던 'DAC on Live' 공연 모습.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족'이 늘면서 새로운 '방구석 라이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일명 '방구석 1열' 영화관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부터 랜선 공연, 온라인 학습, 명상 서비스 등 방콕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SNS에서도 답답함을 호소하는 방콕족을 위한 슬기로운 집콕 라이프, 방구석 즐기기, 집밥 레시피, 아이와 놀아주기 등에 대한 팁이 바쁘게 오고 간다.

◆전성시대 맞은 OTT 시장
직장인 박모씨(36·대구 수성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박씨는 "술자리 등 대면 약속이 없어지면서 넷플릭스를 통해 그동안 못 봤던 영화와 드라마로 방콕 생활의 지루함을 달래고 있다"면서 "최대 4개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1만4천500원)에 친구 3명과 함께 가입했다. 1인당 월 3천625원을 내는 셈으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상당히 많은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 요즘처럼 개인 시간이 많을 때 특히 유용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확산으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극장 관객이 급감하는 반면 일명 '방구석 1열' 영화관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 서비스 기업인 GS네오텍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지난 2월 트래픽(인터넷 사용량)은 전달에 비해 최대 44.4% 증가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앱마인더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월 첫째 주∼셋째 주와 2월 첫째 주∼둘째 주 사이 이용자 수가 92만 명에서 104만 명으로 12.8% 늘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OTT 이용 시간 증가로 인터넷망 과부하 우려가 제기되자, 구글과 넷플릭스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유럽 등 지역에서 동영상 화질을 낮추기까지 했다.
OTT 플랫폼은 자체 제작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 TV 방영 프로그램을 구독하는 형태로, 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OTT 이용 시간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장카메라2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던 온라인 공연 'DAC on Live' 촬영 모습.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랜선 공연·전시 '활짝'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도 이른바 '랜선 공연·전시'로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고 있다. 공연장, 전시장에 가지 않고도 방구석에서 고품격 공연·전시를 즐기며 지친 정서를 다독일 수 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달 20일부터 실시한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유튜브 스트리밍 일정을 3일까지 연장하고, 4일 무관객 콘서트 스트리밍을 추가 진행한다. 연극, 클래식, 발레 등을 선보이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 중인 국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5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유튜브에 대표적인 레퍼토리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4일 '열혈건반1-더 듀오', 5일 '열혈건반2-쇼팽 그리고 쇼팽'을 관람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단체를 지원하는 온라인 생중계 공연 '힘내라 콘서트'를 4월부터 매주 화·금요일 '네이버 TV 공연LIVE'를 통해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가야본성 칼과 현' 특별전을 VR로 볼 수 있게 공개했고 특별전 '핀란드 디자인 1만년'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로마 이전 에르투리아'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등 전시는 VR과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누리집(museum.go.kr)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박물관역사문화교실'과 '특별전 연계 강좌'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어린이미술관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5편을 1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홈페이지(mmca.go.kr)와 유튜브 채널(youtube.com/MMCAKorea)에서 차례로 공개한다. 마르셀 뒤샹, 박서보, 안규철, 최정화 등 총 4편으로 구성된 '어린이를 위한 집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현대미술을 어린이(6~13세) 눈높이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1일 교보문고와 함께 인터넷상에 전자도서관 '책 쉼터(book.dkyobobook.co.kr)'를 개설하고 이날부터 한달간 1인당 최대 2권까지 전자책과 소리책을 무료로 대여한다.
이에 앞서 지역에서는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난달 2일부터 27일까지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안기는 온라인 공연 'DAC on Live'를 라이브 중계로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온라인 공연·전시 등 '집콕 문화생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합 안내 웹페이지도 개설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체부 누리집(www.mcst.go.kr)과 산하 문화예술 기관 누리집, 문화포털(www.culture.go.kr/home)에 통합 안내 페이지를 개설해 문화예술 국공립단체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공연과 전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에 접속하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국악원,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전당 등 각종 국공립 문화예술단체의 교육, 전시, 공연, 도서 등 다양한 콘텐츠로 바로 연결된다. 

중계카메라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선보였던 온라인 공연 'DAC on Live' 촬영 모습. <대구문화예술회관 제공>

◆명상 서비스·온라인 학습 등도 인기
코로나19에 지쳐 우울감을 느끼는 일명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상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통신업계 KT는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코로나 19에 대처하는 건강한 마음'이라는 주제로 오늘의 명상·코로나 대처 명상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불안과 두려움을 다스리는 호흡 집중, 자애 명상 등 5개 명상이 탑재됐다.
SK브로드밴드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고객의 건강 관리를 위해 17일까지 Btv에서 '홈힐링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다. 명상 콘텐츠, 코로나19와 관련된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와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관련 170여편 VOD(주문형 비디오)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개학이 연기되면서 유치원, 초등생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의 온라인 학습 사이트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미술 교육 등 아이들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고, 집에서 아이와의 시간을 보내 흥미롭게 보내기에 유용한 장난감과 학습용품에 대한 구매도 급증세다.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헬스장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홈트레이닝앱도 인기다. 스트레칭 프로그램과 요가, 복부, 다이어트 등의 영상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주희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