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로 대중화 유도…바둑학교 세워 인재 양성"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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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25   |  발행일 2021-01-25 제22면   |  수정 2021-01-25
이재윤 제7대 대한바둑협회장 당선인 인터뷰
"동아리 활동으로 입문, 힘들 때마다 에너지됐던 '버킷리스트'
전국 17개 협회·한국기원 등과 상생…AI 기반 새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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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대한바둑협회장 당선인이 선거 공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바둑은 50년간 곁을 지켜온 유일한 취미입니다. 이제 한국바둑을 더욱 키우기 위한 봉사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제7대 대한바둑협회장에 당선된 이재윤(70·아마 6단) 대구 덕영치과병원장은 "서울대 치과대학 1학년 때 가입한 바둑 동아리로 연연을 맺어 인생의 동반자가 됐다. 바둑을 사랑한 만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70%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됐다. 소감은.

"지역의 인사가 중앙협회의 수장이 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바둑을 접한 지 50년, 협회에 입문한 지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오래전부터 대구시바둑협회를 이끌며 늘 봉사하는 마음으로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지지해준 바둑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바둑계에 당면한 현안과 과제는.

"화합과 협치다. 대한바둑협회가 생긴 지 올해로 16년째다. 그동안 5명의 협회장들이 거쳐 갔다. 이분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대한바둑협회가 외적 성장을 이뤘지만, 내부 화합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 같다. 전국 17개 시·도협회와 산하 4개 연맹에 소속된 바둑인들이 작은 일에도 의기투합하는 '바둑돌처럼 단단한 협회'를 만들겠다. 이를 토대로 한국기원·대한체육회와 상생하며 협치를 일궈 갈 생각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오늘날 바둑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80여 개국으로 뻗어 나가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가파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향후 올림픽에서도 바둑 경기를 볼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이 같은 바둑의 위상 정립과 저변 확대는 바둑인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현재 심판, 지도사, 사범 등에 국한된 바둑 일자리에서 벗어나 AI(인공지능)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를 만드는데 매진하겠다."

▶바둑학교 설립, 스포츠토토 사업을 추진한다는데.

"대한바둑협회는 대한체육회에 가입한 지 11년밖에 되지 않지만 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보유한 단체로 급성장했다. 올핸 국비 예산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려 기존 사업의 다각화는 물론 신규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업의 효율성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원칙으로 바둑학교 설립, 바둑 스포츠토토 추진 등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대중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인생에서 바둑은 어떤 의미인가.

"직업상 치과의사로 살아온 지 올해로 40년째다. 평생 한우물만 팠다. 아직도 40년 전과 같은 열정으로 진료를 보는 하루하루가 나에겐 힘으로 환원되는 기록이다. 이런 치과의사직 못지 않게 큰 의미로 자리한 것이 바로 바둑이다. 1969년 서울대에 입학해 처음으로 문을 두드린 동아리 '흑백회' 활동 시절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바둑은 늘 사람들과의 좋은 만남으로 이어졌고 힘들 때마다 새로운 도전과 영감(靈感)의 에너지를 준 내 인생의 유일한 '버킷리스트'다."

▶끝으로 바둑인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바둑은 흑과 백의 '경연(競演)'이자 어울림이다. 잘 어우러진 바둑 한판이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바둑협회의 활로(活路)가 더욱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바둑인들이 도와달라."

글·사진=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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