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선한영향력가게'를 만나다 ..."내가 가진 것을 타인에게 내주는 문화가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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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8 12:38   |  수정 2021-08-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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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 모두가 일상에서 실천해나가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백승희(42) '봉대팍 스파게티 침산 이마트점' 사장.

◆ 나눔이 특별한 것이 아닌 문화가 되길 바라는 '봉대박 스파게티 침산 이마트점'

"착한 사람이 아니라도 누구나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단다."

영남일보와 인터뷰 소식을 들은 백승희 '봉대박 스파게티 침산 이마트점' 사장(42)의 자녀는 "엄마는 그럼 착한 사람이야?"라고 물었다. 이에 백 사장은 착한 사람만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서로를 도와야 한다는 취지로 이같이 답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백 사장은 아이들과 관련된 질문을 던질 때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하지만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했기 때문이라 짐작할 뿐이었다.

2016년부터 대구 북구 칠성동 스펙트럼 시티 쇼핑몰 3층 식당가에 터를 잡은 백 사장은 뚝심있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쇼핑몰을 찾는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것"이라는 지론으로 꿋꿋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 나눔과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백 사장이었지만 요식업을 운영하면서 시간과 금전적 여유를 내기 쉽지 않았다. 헌혈과 모발 기부 등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좀 더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곤 했다.

백 사장은 "한 유튜버가 선한영향력가게의 시초인 홍대 '진짜파스타'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면서 나에게 맞는 나눔 활동을 찾게 됐다"며 "내가 일하는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밥 한끼 편하게 먹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망설임 없이 선한영향력가게 동행을 신청했다"고 했다.

나눔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자주 찾아오지 않다보니 더욱 신경이 쓰인다며 이같은 문화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을 조심스레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눈치 보며 메뉴 가격을 살피는 아이들을 보며 선한영향력가게가 더욱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내가 가진 것을 타인에게 내주는 문화가 좀 더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백 사장은 "코로나19로 이곳 상가뿐만 아니라 많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겨낸다면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밥 한끼 정도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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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인근 중구 성내동 '야자수지붕' 강민수 대표(35)는 선한영향력가게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하나라도 더 퍼주고 싶은 '야자수지붕'

대구시청 인근 중구 성내동 '야자수지붕' 강민수 대표(35)는 2018년 홍대 '진짜파스타'가 '선한영향력가게'로 널리 알려지면서부터 동행을 신청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7년 자신의 가게를 열면서부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자했으나 본인이 생각했던 취지와 달라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그였다. 그러던 중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카드만 보여주면 도울 수 있는 선한영향력가게 운영 방식을 알게되면서부터 지금까지 나눔을 이어오게 됐다.

선한영향력가게에 동행하는 여러 사람들과 같이 강 대표는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며 자신만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강 대표는 "선한영향력가게가 있다는 것을 아무리 홍보해도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알려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카드를 발급하면서부터 선한영향력가게가 무엇인지 알려준다든지, 대상이 되는 아이들이 사는 곳과 가까운 가게는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면 그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의 바람은 가게에 찾아오는 아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짓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급식카드가 취지에 맞지 않게 발급되고, 사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낄 때도 있었다"며 "어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처럼 보이지만, 한 발 멀리 떨어져서 보면 내 음식을 정말 만족스럽게 먹고 있는지 보이곤 한다"고 했다.

또한 그의 가게에는 학창시절 기초수급 대상이었던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재는 자신의 꿈을 위해 한층 성장해나가고 있기도 했다. 가게를 열 때부터 일하며 현재는 바쁜 시기에 일손을 돕는다는 해당 청년을 보며 강 대표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나 혼자서 잘 사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고 배웠고, 내가 덜 쓰고 덜 먹으면 된다고 배웠다"며 "선한영향력을 받은 아이들이 다음 세대까지 그 영향력을 전해준다는 확신이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강 대표는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밥 한끼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감사한 일"이라며 "개개인이 나누는 선한영향력이 더욱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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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로 커나갈 아이들이에게 디지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사회의 일원으로 커나갈 희망을 안겨주는 '<주>이엘디지털팹' 이일용(44) 대표.

◆ 가능성에 물을 주는 '<주>이엘디지털팹'

디지털격차는 어느덧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 사이에만 쓰이는 말이 아니다. 4차 산업 혁명이라 일컬어지는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화됐으며 아이들과 청소년 또래 사이에서도 디지털 교육은 시시각각 그 정보격차를 키워가고 있다.

메이커하우스 리움을 운영하는 <주>이엘디지털팹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창업 및 교육 공간이다. 3D 설계 및 제작에 일가견이 있는 이일용 대표(44)와 함께 이동호 팀장, 최준희 바리스타, 김종이 디자이너가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협업하고 있다.

대구 중구 성내동 곽병원 뒤편에 공간을 마련한 이엘디지털팹은 언뜻 보이엔 일반적인 카페와 비슷했다. 하지만 이곳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공간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미래 세대에게는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며 "4차 산업이라 불리는 다양한 기술들이 아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것이지만 좀 더 폭 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한영향력가게 동행을 신청하게 됐다고 했다.

이엘디지털팹은 요일별로 다양한 공방 교실을 운영한다.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팅기 등을 활용한 소품 제작을 통해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하고, 원한다면 전문적인 교육까지 받을 수 있다.

이들 구성원은 모두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선한영향력가게 운영과 더불어 학교밖 청소년을 지원하면서 작은 씨앗을 큰 가능성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교육 환경의 차이 때문에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주목받고 있는 복잡한 기술들이 미래 세대에게는 스마트폰을 다루듯 간단한 작업이 될 수 있지만, 이를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 지원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단순한 체험 학습을 넘어 아이들이 꿈을 찾고 기회를 얻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선한영향력가게 동행을 신청했다"며 "선한영향력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우리 지역사회가 한층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 =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 '선한영향력가게'에 동행 중인 대구경북지역 가게 가운데 인터뷰를 원하는 곳에서는 e메일(khy@yeongnam.com)로 연락주시면 일정 조율 후 방문 취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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