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홍준표, 윤석열의 '전두환 두둔 발언' 맹공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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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20   |  발행일 2021-10-21 제3면   |  수정 2021-10-21 07:19
국민의힘 경선후보 대구 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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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대구·경북 합동토론회를 하기 앞서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왼쪽부터)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경북을 찾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4인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대구·경북 TV토론회에서 일제히 "내가 이재명을 이길 후보"라며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본 경선을 앞두고 다수의 당원을 보유한 '텃밭' 민심을 얻기 위해 각 후보들은 사력을 다했다.

후보들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 지역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여적죄", "이재명은 위선·독재자"라며 서로 정권교체의 적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홍준표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토론에서 TK 지역이 낳은 두 대통령의 수사를 두고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유승민 후보는 자신이 대구의 아들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후보는 토론 중간중간 박정희 대통령을 '용인술의 대가'라고 지칭하며 지역민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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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 두둔 발언 도마 올라

유승민·홍준표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두둔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에게 "5공 단절을 위해 지난 30여 년간 참으로 피 흘리는 노력을 했다"며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어 "윤 후보 측 사람이 저보고 5공 때 뭐 했냐고 했는데 전 그 시절 검사로 일하면서 전두환 형도 잡아 넣었다"며 "그러고 내가 광주로 쫓겨났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지난번 대선 나오셔서는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계승한다고 하지 않으셨나"고 맞받았고, 홍 후보는 "(캠프 사람들이) 유승민·홍준표는 뭐 했냐는 식으로 방송 나가서 말하는 건 아니다. 단속 좀 하라"고 말을 돌렸다.

윤 후보는 해당 발언을 두고 유 후보와도 격돌했다.

유 후보는 "12·12 사태와 5·18을 빼고 전두환 전 정권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혹시 윤 후보는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단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물었다. 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라는 잘못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했지만 5·18처럼 민간인들을 살인하지 않았다"며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와 내란목적살인죄 모두가 유죄로 판정된, 헌법상 가장 정통성이 없는 정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제 발언을 전부 듣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냐"며 "저는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시절에도 12·12 군사반란에 대한 모의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저의 역사 인식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경제를 살리고 청년들에게 미래를 주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 어떤 정부에서 누가 한 거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라며 "다만 5·18 피해자들께서 아직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로 달려가서 과거에 제가 했던 것 이상으로 그분들을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두고 맞붙은 윤·홍 후보
홍 후보와 윤 후보는 윤 후보의 검찰 재직 시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두고도 충돌했다.

홍 후보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수사할 때 '박 전 대통령 (혐의)만 불면 봐 주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나',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을 수사할 때 이명박이 시켰다고 한마디만 하라고 했나'고 물었고 윤 후보는 "터무니없는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홍 후보가 "문 전 장관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직접 심문을 안 했냐"고 묻자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이 누구 심문한 거 보셨나"며 "검사하셨는데 그거 모릅니까"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어 TK가 배출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것이 윤 후보임을 언급하며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18개, 이 전 대통령은 16개 혐의다. 그게 전부 저절로 드러난 혐의냐. 이 잡듯이 잡은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윤 후보는 "(혐의가 나왔는데) 안 하면 직무유기지 봐줘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또 "박근혜 전 대통령과 MB(이 전 대통령)의 자택조차 검찰에서 경매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재차 질의했고 윤 후보는 "기소가 되고 환수조치가 내려지면 자동으로 다 되는 일이고 예외를 두기 어렵다"고 답했다.

윤 후보와 홍 후보는 문재인 정권 수사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홍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특검을 받으라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안 받으면 원전비리, 판문점에서 USB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넘겨준 것은 반드시 죄책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USB를 준 것은 여적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누구를 처벌한다, 감옥에 보낸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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