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따스한 포옹과 격려…시험장 착각·수험표 깜빡 소동도(종합)

  • 마준영,양승진,서민지,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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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8 07:14  |  수정 2022-11-18 07:36  |  발행일 2022-11-18 제9면
3년째 코로나 수능…올해도 수험생 향한 조용한 응원

고등학교 생활을 온전히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수험생들의 수능시험이 치러진 17일 대구와 경북지역 각 시험장 앞에서는 '조용한 응원'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단체 응원은 올해도 없었지만, 일선 학교 교사들이 오전 7시 전부터 제자들의 시험장을 찾아 격려와 함께 포옹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연출됐다.

교사들도 마중 나와'토닥토닥'
입실무렵 나온 시민도 "파이팅"
"아이 최애 반찬 장조림 준비"

◆코로나와 함께 보낸 고교 3년

대구 경대사대부고에서 시험을 치른 학남고 최지혁(18)군은 "컨디션 조절 잘했고 평소 루틴대로 어제 자정쯤 잠들었다. 마음은 조금 떨리지만 잘 치고 오겠다. 끝나고 빨리 친구들과 놀고 싶고, 가족들이랑 여행도 가고 싶다"며 씩씩하게 고사실로 입장했다. 박모군은 "고등학교 생활을 모두 코로나19와 함께 보냈다. 수능도 멀리 떠나보내고 코로나도 떠나보내면 좋겠다. 잘 치고 나오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대구 대륜고 정문 앞에서는 선생님들이 마중 나와 고사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꼭 안아주고 토닥이는 모습을 보여 훈훈함을 더했다. 마침 인근에 살고 있어서 응원차 나왔다고 밝힌 한 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12년간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 모두 잘 칠 거라 생각한다"며 "선생님들과 부모님이 모두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꼭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불어 넣었다.

이날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교문 앞 응원 행사는 보기 어려웠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시끌벅적한 응원 대신 조용한 분위기 속 뜨거운 응원 행렬이 이어졌다. 한 50대 시민은 입실 시작 시각 무렵부터 사대부고 앞으로 응원 나와 수험생들에게 양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파이팅"을 외쳐줬고, 수험생들은 꾸벅 인사를 하며 고사실로 향했다.

◆"아들보다 제가 더 떨려요"

대구 각 시험장 앞 도로는 수험생들을 데려다주는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차량에서 같이 내려 수험생 자녀를 꼭 안으며 등을 쓰다듬었다. 한 학생의 부모는 아들의 가방을 메주며 "당황하지 말고 잘하고 와라, 우리 아들 사랑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버지의 차를 타고 온 한 학생은 아버지와 어색한 듯 포옹을 하며 "잘하고 오겠다"며 말했고, 아버지는 "잘 쳐라, 전화하고"라며 무심한 듯 짧게 답하며 차를 타고 돌아갔다. "파이팅" "잘 치고 와" "편안하게, 하던 대로만". 응원의 말들은 제각각이었지만, 학부모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학부모 김순영(47·대구 달서구)씨는 "제가 더 떨린다. 코로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씩씩하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잘 칠 거라 믿고 기대하고 있다"며 "속이 편하도록 흰죽하고 평소 좋아하던 소고기 장조림을 싸서 보냈다"며 웃음 지었다.

◆지각 수험생들 경찰 도움 '톡톡'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수능 관련 112신고는 도내에서 총 11건이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차량 정체, 수험생 수송 도움 요청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날 오전 7시40분쯤 경산경찰서는 시험장으로 향하던 수험생의 가족으로부터 '차가 너무 막혀 입실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신호기 조작 등을 통해 수험생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오전 8시쯤 '수험표를 집에서 가져오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고 수험생의 부모로부터 수험표를 받아 수험생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구미경찰서는 오전 7시20분쯤 '금오여고로 가야 하는 수험생이 구미여고로 갔다'는 신고를 받고 이 수험생을 금오여고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마준영·양승진·서민지·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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