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경 대구FC 엔젤클럽 회장 "대구FC, 정치적 이유로 해체되는 일 없을 것"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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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8  |  수정 2022-12-27 17:11  |  발행일 2022-12-28 제23면
'흥행' '관중동원' 두마리 토끼 잡은 시민구단 성공 모델
이호경 대구FC 엔젤클럽 회장 대구FC, 정치적 이유로 해체되는 일 없을 것
이호경 대구FC 엔젤클럽 회장이 27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시민구단인 대구FC가 해체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이호경 대구FC 엔젤클럽 회장이 27일 대구경북지역 중견 언론인 모임이 주최한 '아시아포럼 21' 토론회에 초청돼 '대구FC가 구단주(대구시장)의 의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구단주가 누가 되든, 어떤 정치적인 일이 생기든 간에 엔젤클럽이 대구FC의 중심에 서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엔젤클럽의 세 가지 행동강령을 소개했다. '탈(脫) 정치' 'NO 이익' NO 경영'이다. 어떠한 정치적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엔젤 회원들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구단의 경영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구FC가 시민구단의 성공적인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구FC는 대기업이 후원하는 축구단이 아닌 순수 시민구단이다. 기업구단에 비해 재정적으로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찐 팬'(진짜 팬)이 크게 늘었다. 이 회장은 "예전엔 공짜 표를 몇 만 장씩 뿌려도 몇 백 명 밖에 안 왔는데, 이제는 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표를 직접 구매해 경기장을 찾는다. 대구FC는 리그 내에서도 인기구단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FC 엔젤클럽은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 자발적 프로구단 후원 단체다. 응원과 팬클럽 활동을 펼치는 서포터즈에서 더 나아가 경제적 후원까지 한다. 2016년 출범할 때만 해도 '잘 될까' '저러다 말겠지'하는 비관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6년을 지내오면서 지난달엔 호남지역 축구 팬들이 이를 본받아 '광주FC 옐로우 클럽'을 결성하는 등 성공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 회장은 대구FC와 엔젤클럽의 성공 배경에는 대구시민의 남다른 기질이 자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구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을 잘 안 하고 속으로 생각한 뒤 앞장서는 기질이 있다. 일제 강점기 대구에서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이 대표적이다"면서 "엔젤클럽도 초기에는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엔젤 회원들이 묵묵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움직이면서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이제 대구FC는 '흥행'과 '관중동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대구가 축구의 성지로 우뚝 설 때까지 이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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