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함지산 플로깅'…쓰레기·담배꽁초 확 줄었다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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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4 15:00  |  수정 2023-04-17 07:32  |  발행일 2023-04-17 제8면
2021년 3월 당시 5리터 비닐봉투 꽉 찰 정도
같은 길로 가니 주울 쓰레기 없어 '폭풍 등산'
귤껍질은 마르면 불쏘시개 역할…되가져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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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기자가 1시간여동안 산에서 주운 쓰레기들. 2년 전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4월8일 토요일 오전 10시47분 대구 북구 함지산. 서변동에서 출발하는 '망일봉(273.6m) 코스'는 약 3.05km다. 영남일보 기자가 2년 전 플로깅(2021년 3월15일자 영남일보 6면 보도)을 했던 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봤다. ▶2년 전 '함지산 플로깅' 기사 바로가기

쾌청한 날씨에 등산객에 늘어나 쓰레기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랐다. 산 곳곳의 벤치와 흔히 '산스장'이라고 불리는 운동기구 주변을 제외하곤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주울 쓰레기가 없어 단숨에 정상까지 올라갔다. 5리터 비닐봉투 2개를 갖고 갔지만 하나는 꺼내지도 못했고 쓰레기를 담은 봉투는 절반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깨끗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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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기자가 1시간여동안 산에서 주운 담배꽁초들.
몇 걸음씩 옮기며 계속 쓰레기를 주웠던 과거에 비교해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이날 주운 담배꽁초는 9뿐이었다. 2년 전 플로깅 당시 한 자리에서만 6개의 담배꽁초를 수거한 것에 비하면 크게 고무적이다.

기자가 주운 쓰레기는 대부분 흙이 잔뜩 묻어 있거나 아예 땅에 파묻혀 있었다. 최근 버려진 것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새로 버려진 것이 아니라 이전에 수거되지 못한 쓰레기로 판단됐다. 최근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는 대부분 과자나 사탕 표장지의 작은 부분이었다. 이렇게 작은 쓰레기는 바람에 날려가 미처 줍지 못하거나 떨어뜨렸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을 가능성이 크다. 주둥이만 보이는 페트병을 꺼내니 형체가 일그러져있었다. 장기간 방치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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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기자가 대구 북구 서변동 함지산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
최근 쓰레기도 있었다. 나무젓가락 한 쌍, 티백과 종이컵, 다수의 휴지와 물티슈를 수거했다. 유리로 된 피로해소음료병, 마스크, 최근 서변동에 개업한 프렌차이즈 카페의 일회용 플라스틱컵과 빨대도 주웠다. 용도를 짐작할 수 없는 노끈, 로프, 고무 조각, 플라스틱 조각도 1개씩 주웠다.

귤껍질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흔히 귤껌질은 자연에 버려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되가져가야하는 쓰레기다. 귤껍질에 묻은 농약은 물에 씻겨 산에 스며들어 토양을 오염시킨다. 또 마른 귤껍질은 불이 났을 때 불쏘시개가 돼 불을 키우기도 한다.

기자가 수거한 쓰레기는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종량제 봉투에 버렸다. 흙과 같은 이물질이 묻은 플라스틱과 비닐 등은 분리수거해도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는 총 1시간13분49초에 걸쳐 3.05km를 4천156걸음으로 망일봉에 올랐다. 이 중 휴식과 쓰레기를 줍느라 멈춘 시간을 제외하고 산에 오르내리는 시간은 39분17초였다. 평균속도는 시속 4.6km였고 260칼로리를 소모했다.

한편 산림청은 4~5월 두달간 산림 내에서 불을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와 입산 시 화기 소지 여부를 특별 단속한다. 산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다 적발되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 화기를 소지하다 적발될 경우 3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산림청은 지난해 봄철 특별단속을 실시, 담배와 화지소지 관련으로 100건을 적발해 과태료 처분했다.

글·사진=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영남일보는 산과 냇가, 강, 바다에서 플로깅·줍킹 등 환경을 위한 운동과 행동을 하는 봉사단과 동아리 등 단체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박준상 기자(junsang@yeongnam.com)에게 연락처와 단체의 간략한 소개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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