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 민경석,서민지,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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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9  |  수정 2023-11-08 14:15  |  발행일 2023-11-09 제4면
윤핵관 겨냥 "듣보잡 설쳐 당 위계 없어져"

인요한, 홍 시장에"도와달라" 요청에

洪 "만나는 것 자체가 도움 주는 것"
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홍준표 대구시장이 8일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만나 "대통령을 이용해먹는 세력들을 혁신위에서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신당 창당설에 휩싸인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듣보잡들이 모욕주고 조리돌림했는데, 돌아오겠나"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인 위원장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술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걸 이용해먹는 사람들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 위원장이 "좀 도와주면 안되겠나"라고 요청한 데 대한 답변이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이어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할 소린 아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듣보잡들이 너무 설친다. 그들이 중진들 군기를 잡고 설치는 바람에 중진의 역할이 없어졌다"며 "중진의 역할이 없다. 문제가 생기면 중진이 조정하고 여야 타협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전혀 없어졌다. 윤 대통령 들어오고 난 뒤에 당의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허리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하고 거리가 좀 가까웠다고 설치는 바람에 위계질서가 다 깨지고 당이 개판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선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인 위원장이 최근 이 전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데 대해 홍 시장은 "이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성상납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홍글씨를 써가지고 딱지 붙이고 얼마나 많은 듣보잡들이 나서서 조리돌림을 했는데, 돌아오겠나. 돌아오면 진짜 벨도 없는 놈이 되지"라며 "(인요한)박사님이 노력하셔도 이 전 대표가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다. (이 전 대표가) 비례정당만 창당해도 10석 가까이 차지할 수 있는데, 뭐하려고 돌아오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보고도 얼마전에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거나, 대변인은 날 더러 이상하게 조롱했다. 당이 이상해져버렸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홍 시장은 이날 '인요한 혁신위'에 힘을 싣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인 위원장에게 "이 당을 혁신하려고 오셨는데, 전권을 주겠다고 했으면 박사님이 이야기 한 대로 다 해줘야한다"며 "그걸 지금 해주느니 마느니 논의하는 것 자체가 그냥 저질러 놓은 것 적당히 수습 한번 해보라 하고, 못하면 혁신위한테 덮어 씌우겠다는 얄팍한 생각이다. 그렇게 정치하는 건 정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제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하고 싶은 위로의 말은 '죄가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다 대통령의 얼굴이고, 당의 얼굴이다. 책임감 있게 똑바로 해야한다. 그래서 아픈 처방을 내렸고 지금은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와서 하는 일도 유머로 풀자면 새삼스러운 일이다. 모두가 길을 안다. 안할 수 없게 분위기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또 "박사님이 나서서 수습하려고 많은 사람 만나고 하는 건 참 좋게 본다. 고생하고 노력하시는데, 과연 우리 당의 풍토에서 그 처방이 통할 수 있을까"라며 "참 걱정스러운건 과연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차지 못하면 식물정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이날 홍 시장과 인사를 나누며 "오늘 배우러 왔다. 미국이나 구라파(유럽)나 예산보다 돈을 더 많이 쓰는 적자 예산이라 배울 게 없지만, 서양의 유머는 교육적이다. 홍 시장님을 존경하고 배울 점도 바로 그것"이라며 "유머로 한국 정치에 대해 코멘트를 하니까 재밌고 교훈도 있다"고 덕담을 했다.

홍준표, 인요한 만나 대통령 이용해먹는 세력 정리해달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박지현 수습기자 lozpjh@yeongnam.com
이에 홍 시장은 "최근 들어 정치권의 좌우 진영 대결이 극심해지면서 여유와 낭만이 없어졌다"며 "옛날에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삼김(三金·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정치를 할 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삭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홍 시장은 인 위원장과 가진 비공개 만남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당무에 개입하지 말라고 김기현 대표가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징계도 했다. 또 나는 21대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 신세진 게 없어 할 말이 없다"며 "내년 총선 이후 새 판이 짜지면, 그때 새로 시작하면 된다. 그러니까 청소 열심히 해서 과반수 되도록 해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어 친윤계 인사들을 겨냥해 "대통령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너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인데, 그걸 이용하는 사람들이 1년 6개월 동안 나라를 농단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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