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연 문화 도시' 위상, 부산에 내주나…각종 지표, 부산에 뒤처져

  • 최미애
  • |
  • 입력 2024-02-21 17:29  |  수정 2024-02-21 17:30  |  발행일 2024-02-22 제2면
[2023년 공연문화 주요지표 분석]
뮤지컬 티켓판매액은 '부산의 절반'…예매·공연건수도 적어
대중음악·무용 역시 부산에 밀려 광역시 단위 3·4위에 그쳐
클래식은 소폭 앞서 체면 유지했지만 부산의 성장세 뚜렷
"장기화땐 대구 기반 인적 자원 부산으로 유출 우려"
딤프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축하공연에서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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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예술경영지원센터 '2023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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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예술경영지원센터 '2023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

대구가 '공연 문화 도시' 위상을 부산에 내줄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기준 클래식·연극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장르의 티켓판매액 등이 대구 보다 부산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뮤지컬 전용 극장에 이어 대형 오페라·클래식 전용 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대구의 공연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최근 발간한 '2023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구는 공연 건수, 티켓예매 수, 티켓판매액이 전국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 대구의 티켓판매액은 608억원으로, 부산(896억원)의 67.8% 수준에 그쳤다. 대구와 부산의 공연 건수는 각각 1천195건, 1천269건, 티켓 예매 수는 각각 106만 매, 113만 매로, 부산이 다소 앞섰다. 서울을 제외한 비수도권 도시 중에서는 부산이 공연 건수, 티켓예매 수, 티켓 판매액이 가장 많았다.

특히 2019년 부산에 대형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1천727석) 개관 이후, 대구의 뮤지컬 위상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뮤지컬 티켓판매액은 152억원에 그친 반면, 부산은 355억원으로 대구보다 2.3배 많았다. 티켓예매 수도 대구는 31만 매로, 부산(43만 매)보다 적었다. 공연 건수 역시 대구 193건, 부산 201건으로, 부산이 더 많았다.

대중음악과 무용(서양·한국)도 부산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의 티켓 판매액은 대구는 368억으로, 서울(3천581억원), 부산(442억원)에 이어 광역시 단위에서 세 번째에 그쳤다. 무용(서양·한국)도 티켓판매액 기준으로 서울(137억원), 부산(10억),대전(5억)보다 적은 3억원이었다.

클래식 공연은 부산보다 앞서고 있지만, 겨우 체면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대구의 클래식 공연 티켓 판매액은 53억원으로, 부산(51억)보다는 소폭 많았다. 공연 건수와 티켓 예매 수도 대구가 각각 559건, 22만 매, 부산이 483건, 13만 매로 대구가 앞섰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감률은 공연 건수, 티켓예매 수, 티켓판매액 모두 부산이 많았다.

그나마 연극은 공연 건수, 티켓 예매 수, 티켓 판매액 모두 부산을 앞섰다. 대구의 연극 공연은 149건으로, 티켓 예매 수는 9만8천292매, 티켓 판매액은 19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산은 공연 건수는 146건, 티켓 예매 수 7만410매, 티켓 판매액 1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역 문화계에선 뮤지컬 시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부산이 급성장해 대구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드림씨어터가 문을 열면서 장기 공연이 가능해져 시장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오는 2026년,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국제아트센터는 2025년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비수도권 최대 클래식 도시로서 위상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아직은 대구가 부산보다 각종 인프라가 탄탄하고, 인적 자원의 수준도 높은 편이어서 당장은 부산의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인적 자원이 부산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공연 시장은 영화계 총 매출액을 넘어섰다. 지난해 공연 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1조2천697억원으로, 영화 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영화계 총 매출액인 1조2천614억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으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 2019년 6월 이후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이 영화계 총 매출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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