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대거 생환…TK지역 11개 선거구 경선 결과 의미

  • 전준혁,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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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8 20:14  |  수정 2024-02-29 17:38  |  발행일 2024-02-29 제4면
TK 11곳 중 8곳 현역 승리, 1곳 도전자 승리, 2곳 결선행
5선 주호영, 3선 김상훈 등 중진 모두 생환
변화와 쇄신 대신 안정 택한 '시스템 공천'에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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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과 이철규 공관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여론조사업체의 각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를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국민의힘이 28일 발표한 2차 경선 결과,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이 대거 생환했다. 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 TK 11개 지역 중 8개 지역에서 현역 의원이 승리했다.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김상훈(3선·대구 서구) 의원 등 2명이 중진 감점 대상이었으나 도전자를 물리쳤다. 김용판 의원과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맞붙은 달서병 지역에서만 도전자인 권 전 시장이 승리를 따냈다. 1차 경선부터 시작돼 온 '현역 불패' 신화는 대구에서 깨진 셈이다. 

 

다만, 권 예비후보는 재선 시장이란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만큼, 정치 신인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다른 지역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대구 중-남구와 포항 남구-울릉 2곳은 현역 의원과 도전자 간 양자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TK 유권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경선이 책임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되면서 당원 장악력이 강한 현역 의원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TK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다선 의원 배출로 힘 있는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참신한 신인 정치인을 볼 수 없어 아쉽다는 반응이 공존한다.


대구 당원인 A씨는 "이럴 바에 단수추천을 하는 게 낫다"며 "모든 조건이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게 설정돼 있었고, 도전자가 이기기 쉽지 않았는데 괜히 경선까지 치르게 해서 '희망 회로'만 돌리게 했다. 경선 후유증도 상당해 이미 발생한 갈등을 봉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낙선한 대구 예비후보 캠프의 한 인사도 "세대교체, 인적 쇄신보다 현역 의원 반발에 따른 잡음 최소화에만 중점을 둔 것 같다"며 "감동이 없는 이런 경선이 과연 민의를 반영하는 것인지, 대구 정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일인지 의문이다"라고 평가했다. 

 

포항 남구 주민 B씨는 "이번 국민의힘의 시스템 공천이 숫자와 특검 이슈에 집착한 나머지 정작 지역 여론을 반영하기에 부족했다"면서 "결국 현역들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가 될 판"이라고 했다. 반면, 대구 당원 C씨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감동적인 공천은 조용하고 승복하는 공천'이라고 했다"며 "민주당이 공천 잡음으로 쪼개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이번 시스템 공천의 방향성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포항 주민 D씨는 "포항이 경북의 제1도시인 만큼, 힘 있고 무게감 있는 정치인이 지역을 이끌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현역 의원들이 꼭 당선돼 포항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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