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품이라며 에어컨 사용량이 708시간?…'구미 모듈러 학교' 현장 점검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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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6 20:00  |  수정 2024-03-08 07:53  |  발행일 2024-03-07
신축 모듈러 교실 중고 제품 사용 A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학부모 현장 점검
점검 결과 학부모들 "임사사용도 안돼"
학교장 "임시사용 안해, 학급 학생 수 조정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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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을 할 예정있었던 A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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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초등학교 신축 모듈러 교실에 설치된 에어컨 연간 사용량이 708시간으로 되어 있어 중고 제품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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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초등학교 신축 모듈러교실 에어컨 내부에 이물질이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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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초등학교 신축 모듈러 교실을 점검한 학부모들이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에게 임시 사용도 허용 할 수 없다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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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과 함께 A초등학교 신축 모둘러 교실 문제점을 점검한 윤종호 경북도의원이 훼손된 외벽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모둘러교실
A초등학교 신축 모듈러 교실 화장실 타일이 심하게 오염돼 있다.


"임시사용도 어림없습니다, 교실을 이렇게 지어놓고 아이들을 어떻게 보냅니까. 당장 철거하고 새로 지은 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새 교실을 납품하기로 계약하고 일부 자재를 중고로 사용해 논란(영남일보 3월 5일 11면, 6일 12면)이 된 구미 A초등학교 모듈러 교실을 점검한 학부모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이어졌다. 교실 공사 업체 관계자가 일부 잘못을 시인하고 재시공 및 하자 보수를 약속했지만, 화가 난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교육청은 6일 오전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구조안전진단과 공기 질 측정 후 문제가 없으면 여름방학을 이용해 새로 신축할 때까지 기존 모듈러 교실 임시사용을 협의하겠다'라는 방침을 설명했다.

'문제가 발생한 모듈러 교실에 절대 아이를 보낼 수 없다'던 학부모들은 '일단 현장을 한번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교육청 관계자의 설득에 현장을 점검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악화했다.

건물 외벽 자재 일부는 심하게 훼손됐고, 바닥 타일 또한 새 제품이라고 보기에는 오염이 너무 심한 상태였다. 마감 또한 들쑥날쑥했다. 심지어 에어컨의 사용량을 보니 이미 708시간을 사용한 중고 제품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윤종호 경북도의원은 "학부모들이 점검한다고 급하게 보수한 것이 이 정도"라며 "3월 3일 개학 전 왔을 때는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가득했고 화장실 마감 또한 엉망이었다.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A초교 운영위원장 역시 "학부모들을 더 화나게 하려고 모듈러 교실을 둘러보라고 한 것이냐"며 "위험하고 건강을 보장할 수 없는 이 교실에는 아이를 보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철거 후 새로 지으면 그때 다시 논의하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A학교 교장은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문제가 된 모듈러 교실을 임시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 모듈러 교실에는 2학년 학생 11학급이 수업을 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은 현재 돌봄교실, 과학실 등 특별 교실에서 임시 수업을 하고 있다,

이날 A초등학교와 같은 업체가 공사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인근 B 중학교에서도 학부모 설명회가 열렸다.

글·사진=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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