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교실 '하자' 인정하고도…구미교육청 후속조치 늑장

  • 박용기
  • |
  • 입력 2024-03-08 07:39  |  수정 2024-03-08 08:18  |  발행일 2024-03-08 제8면
기존 모듈러교실 수업 두고
학부모·학교장 측과 입장차
설문조사 등 진행 결정 밝혀
2024030601000197500007674
학부모들과 함께 A초등학교 신축 모둘러 교실 문제점을 점검한 윤종호 경북도의원이 훼손된 외벽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경북 구미교육지원청이 중고 자재 사용으로 논란(영남일보 3월5일자 11면· 6일자 12면·7일자 10면 보도)이 된 지역 두 곳의 모듈러 교실에 대한 부실을 인정했다.

구미교육지원청은 7일 A초교와 B중 모듈러 교실 사용 전 점검 결과 시공업체가 두 학교 창호, 화장실 바닥, 벽면 패널, 에어컨, 실외기 등에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는 등 여러 하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열린 학부모 설명회에 이은 현장 점검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결국 하자를 인정했지만, 개학이 임박해서도 이 같은 문제를 전혀 확인하지 못하면서 교육청의 점검 소홀 및 늑장 대처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학부모와 학교장, 교육지원청은 하자가 드러난 기존 모듈러 교실 활용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설명회에서 A초교 학부모들은 새로운 모듈러 교실 설치 전 기존 모듈러 교실 임시수업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A초교 학교장도 이를 수용했지만, 정작 구미교육지원청은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해 최종 방안을 강구하고, 학교 측과 협의해 추후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모듈러 교실에서 수업하기로 한 A초교 2학년 11학급은 돌봄교실 등 특별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불편한 상황이며, B중 1학년 전체 18학급(모듈러 교실 수업 11학급)은 개학 하루 만에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두 학교 모듈러 교실 하자는 개학에 앞서 준공 예정이던 공사 일정이 늦춰지면서 발견됐다. 개학을 불과 며칠 앞두고 모듈러 교실에 대한 문제점을 알게 된 학교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는 현장 점검에 나섰고, 이후 지역 정치권과 학교 및 교육청에 알려 모듈러 교실 수업을 막았다.

A초교 학부모들은 기존 모듈러 교실 철거 후 여름방학을 이용해 새로 짓겠다는 방안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똑같은 업체가 짓는데 나중이라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며 "우리는 기존 공사 업체를 믿지 못한다. 법적인 문제를 따지지 말고 무조건 업체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윤종호 경북도의원은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이렇게 무책임하게 공사를 한 업체에 화가 치민다"며 "철저한 조사 후 관련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두 학교뿐만이 아니라 이 업체가 공사한 모듈러 교실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매가 아닌 임대 방식의 B중 모듈러 교실은 구조안전진단 및 공기 질 검사 등 모든 안전조치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후 정상 수업 가능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박용기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