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고 싶다'던 전직 대통령 文, 최전선 서고…'선거의 여왕' 朴은 "지원 유세 일정 없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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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3 17:46  |  수정 2024-04-03 18:26  |  발행일 2024-04-04 제3면
文, 부울경 후보 지원 사격…윤석열 정부 비판
"잊혀진 사람 되겠다" 약속 어기고 총선판 등판
朴 측근 유영하 "지원 유세 일정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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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사저를 찾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박 전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 유영하 대구 달서갑 후보 <국민의힘 제공>

전직 대통령의 행보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진보 진영의 문재인 대통령은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선을 긋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3일 이틀 동안 부울경 지역에 출마한 다섯명의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정치적 발언도 쏟아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했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퇴임 후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공언했던 문 전 대통령이 잊혀지기는커녕 선거판에 등판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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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을 스스로 포기했다. 현직에 있을 때도 '갈라치기'로 대한민국을 양극단으로 몰고 갔던 문 전 대통령이다. '잊혀지겠다'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고 다시 특정 진영에 깊숙이 몸을 담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문 전 대통령은 현직에 있을 때나 퇴임 이후나 마찬가지로 진영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진영의 이익만을 돌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의 총선 등판으로 박 전 대통령의 출전 여부도 관심인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대구 달서갑 후보는 "남은 선거 기간 박 전 대통령 지원 유세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유 후보는 3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일정이 아예 없다"라며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는 없을 거다. 사전투표 하실지 여부도 아직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서구 서남시장 등에서 일정이 있었지만,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등판 여부가 주목받은 것은 보수 성향 서정욱 변호사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서 변호사는 지난 2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대구에서 유 후보 지역구에 등판해 도움을 줄까'라는 질문을 받자, "할 것이다"라고 했다.

 

지원 유세 관측에 박 전 대통령 측이 선을 긋자, 국민의힘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문 전 대통령의 행보를 국민 통합 저해라고 비판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등판한다면 오히려 수도권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TK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는 게 맞다고 본다. 특정 진영이 아니라 모두의 대통령으로 남아 더 큰 울림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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