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네거리 인근 20층 규모의 한 병원 전용 건물에 전기 공급이 끊겨 엘리베이터 일부와 주차타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운행을 멈춘 주차타워 입구에 차량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22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네거리 인근 한 20층짜리 병원 전용 건물(메디 빌딩).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해 인근 이면도로와 민간 주차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입원 중인 환자와 병원을 찾은 통원 환자 및 가족들은 더운 날씨에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어쩌다 운 좋게 승강기에 탑승했지만,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공간에서 숨만 죽여야 했다.
전날(21일) 오후부터 이 빌딩에 전기 공급이 일부 중단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8개월 치 전기료 2억 여원이 밀리자 한국전력 대구본부에서 단전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영남일보 5월 22일자 2면 보도) 이로 인해 이 빌딩 내 설치된 승강기 3대 중 2대의 가동이 멈췄고, 차량 76대를 댈 수 있는 주차타워의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설상가상 한전 측은 빌딩 측이 밀린 전기료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내달 3일부턴 그나마 딱 한 대 남은 승강기에 대한 전기 공급마저 끊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이 건물의 승강기는 전면 '셧다운' 된다. 더위가 일찍 찾아온 요즘, 승강기 없이 20층 건물을 이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이 메디 빌딩에 입주한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한전이 시민들의 건강을 살피는 필수의료기관을 압박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 한다고 볼 수 없다"며 "한전도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건 알지만, 건물 안에 있는 환자와 가족, 의료진을 위한 방안도 함께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시도 이날 한전 대구본부에 "전기공급이 추가로 중단되면 입원 중인 환자 등의 피해가 예상 된다"며 "기존 환자의 원활한 전원을 위해 시간적 여유를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을 받은 한전 대구본부는 내부 검토를 통해 내달 3일 추가 단전(공용설비 중지)을 시행하는 한편, 건물 전체로 확대는 추후 일정을 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와 중구보건소는 메디 빌딩에 입주한 병원을 상대로 23일까지 환자 전원 등 이송 계획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이날 오후 중구 부구청장이 주재한 가운데 대구시 및 한전 대구본부 관계자 등이 모여 대책 회의를 갖기도 했다.
한전 대구본부 관계자는 "규정상 단전은 불가피하다. 환자와 건물 방문객 등이 큰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이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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