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일 경주시 감포항 남동방 약 6㎞(약 3.8해리) 해상에서 운반선과 충돌해 완전 전복된 어선 A호.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
경북 경주시 감포항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전복 사고로 선원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자 당시 상황과 사고 원인에 이목이 쏠린다.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최초 신고 접수 시각은 오전 5시 43분으로 출동한 해경은 비교적 신속하게 전복된 어선 A호에 도착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오전 5시 57분 선내 수색 돌입 이후 50여 분 만인 오전 6시 49분 의식과 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의 선원을 최초 구조했다. 이어 다른 선원들도 잇따라 구조됐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최초 구조가 성공했음에도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자, 이를 토대로 해경은 선체 내부에 에어포켓 등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변수가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A호는 지난 8일 오후 4시에 출항해 사고 당시 감포항으로 입항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구조된 선원 모두가 선내에서 발견됐다는 점으로 미뤄 조업 중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선원들이 선내에서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 해경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조된 선원 모두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거나 실종됐기 때문이다.
사고 시각이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시계가 양호하지는 않다는 이유로 선장의 졸음운전 의혹 등 다양한 사고원인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통상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견시(見視)와 함께 레이더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레이더 고장을 의심해 볼 수도 있어서다. 결국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선과 충돌한 모래운반선 선원의 진술과 함께 선박 이동 경로, 충돌 부위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경 역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운항 데이터를 기록하는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를 분석해 선박 이동 경로와 충돌한 부위가 어디인지 등 조사해야 할 것이 많다"며 "사고 선박 인양을 포함해 조사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준혁 기자 jjh@yeongnam.com

전준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