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 속 돈가방 찾아준 전직 교사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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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8  |  수정 2025-04-18 07:57  |  발행일 2025-04-18 제6면
경북대 지나던 80대 김종회씨

현금 100만원 되찾게 된 주인

사례에 "당연히 할 일" 사양하다

"어려운 이웃에 써달라"며 기부
쓰레기봉투 속 돈가방 찾아준 전직 교사
현금 100만원이 든 돈가방이 80대 행인의 조용한 선행으로 주인에게 돌아갔다.

김종회(83·사진·대구 북구)씨는 지난 7일 오후 4시46분쯤 경북대 후문을 지나던 중 도로변에 방치된 쓰레기 봉투를 우연히 목격했다. 무심코 지나치려던 찰나 쓰레기가 자동차에 짓눌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등 주변 교통 흐름을 방해하자 김씨는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한참 쓰레기를 치우던 김씨는 봉투 속 작은 가방에 눈길이 갔다. 겉이 멀쩡한 가방이 쓰레기 사이에 있는 게 이상했다. 김씨는 곧바로 가방을 열었다. 현금 100만원이 들어있었다. 화들짝 놀란 그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의 선행 덕에 돈가방은 주인에게 무사히 돌아갔다.

경찰 연락을 받은 지 10여분 만에 현장에 달려온 A씨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거듭 사례하겠다고 했지만, 김씨는 "당연한 일"이라며 극구 사양했다. 하지만 계속 사례의사를 밝히자 마지못해 사례금 2만원을 건네받았다. 김씨는 이를 대구사랑의 열매측에 그대로 기부했다.

김씨는 "돈가방을 봤으면 돌려주는 게 당연하다. 지난 40여년간 교편을 잡으며 부끄럼 없이 살라고 아이들을 가르쳐 왔다"며 "현금 가방을 찾아 돌려준 추억이 100만원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례금을 받는 게 부끄러워 기부하기로 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구경모기자 kk0906@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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