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영기자〈경제팀〉
올해도 벌써 반절이 지나가고 있다. 이 시기쯤되면 '그동안 뭘 했나'라는 자기반성을 하곤 한다. 하루는 길지만 한 달은 짧다는 말처럼, 느린 듯 빠르게 흘러간 시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앞으로 남은 6개월을 어떻게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지 고민해 본다.
그간 대구 유통가는 어느 업계보다 숨가쁘게 달려왔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대경선 개통과 연계해 MZ세대의 이목을 끌만한 브랜드와 먹거리를 입점시켰다. 더 현대 대구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 연고 프로야구 구단인 삼성라이온즈와 컬래버한 바오패밀리X삼성라이온즈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했다. 지역 대형마트들도 지역 농가와 협업하거나 다양한 할인 방식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자 애쓰고 있다.
유통업계의 특성상 매출의 대부분이 내수이기 때문에 내수 침체가 오래된다고 하더라도 영업을 멈출 수 없다. 아름다운 백조가 발 밑에서 열심히 물장구를 치는 것처럼 유통업계도 물밑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돼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지역 대형마트도 생겼다. '홈플러스 내당점'이 그 예다. 내당점은 대구 서구에서 2008년 영업을 시작해 인근 서구와 달서구 주민들에게는 친숙한 대형마트다. 홈플러스가 2023년 자산 유동화 차원에서 건물을 매각한 뒤 그간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으로 운영해오면서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홈플러스 내당점의 폐점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돼 있었다. 결국 오는 8월13일 폐점이 확정된 내당점은 지난달 29일부터 폐점하는 날까지 고별전을 열고 고객들과 아쉬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소비자물가의 최전선에 있는 중요한 유통업체 중 하나다. 이러한 플랫폼이 '폐점'이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 만큼 소비자들의 생활이 팍팍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6·3 대선에서 당선된 이재명 정부는 민생 경제 회복을 가장 우선적으로 얘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먼저 소집한 회의가 비상경제 대응TF 회의였던 만큼, 현 경제 상황을 위기적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해 볼 수 있다.
지역 유통가는 특히 올 6개월간 '쉽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정치적 불확실성이 덮쳤던 상황에서 대구경북은 최악으로 평가되는 경북 산불까지 겹치면서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의 중간 기로에 놓인 지금,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구시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남은 6개월동안 지역 유통가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듣고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만한 실질적인 정책이 무엇일지를 우선 과제로 삼고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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