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한 도로에 토사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차량 한대가 침수됐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북지역 곳곳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51분쯤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에서 토사와 암석 등이 암자와 창고를 덮쳐 일부가 파손됐다. 기상 악화로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자 인근 주민 4명은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이날 청도에는 시간당 45.5㎜가 넘는 비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2시2분쯤 청도읍 원리 일대 도로에는 갑자기 폭우에 쓸려 내려온 토사가 쏟아지면서 차량 1대가 침수 및 파손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통행이 통제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경북 각 지역 15곳의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산사태가 발생한 포항시 죽장면 죽장로 69번 지방도 3.1㎞ 구간을 포함해 포항에만 6곳의 통행이 금지됐다.
상주 가장 세월교 300m 구간 등 5곳, 영천 오수동과 대제리 일대 2곳, 청도 월곡지하차도와 칠곡 낙산삼거리 주변도 통제됐다. 이들 통제구간 대부분은 침수 우려가 있고, 칠곡 낙산삼거리의 경우 낙석 우려 지역이다. 경찰은 통제구간 주변에 인력을 배치해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중앙선 동대구~영주 간 일반열차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영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8분쯤 동대구역을 출발해 오전 10시 56분 영주에 도착 예정이던 상행 열차와 오후 5시23분 영주를 출발해 오후 9시 21분 동대구 도착 예정이던 하행 열차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
경북도 역시 기상 상황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대응 수위를 최고 단계로 끌어올렸다. 도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마어서대피', '마을순찰대' 등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마어서대피는 마을순찰대와 함께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안전한 대피소로 대피하도록 안내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지난 3월 대형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안동·의성·영양·청송·영덕)과 산사태 고위험 지역에 대해 즉각적인 주민 대피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박성수 경북도 안전행정실장은 "재난 상황에서 공무원 본연 역할은 첫째도, 둘째도 주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전 시군의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특히 마을순찰대가 마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만큼 주도적으로 위험지역 주민을 설득해 사전에 대피를 완료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해 5월부터 도내 5천189개 마을에 지역 공무원과 주민이 마을을 지키고 위험시 대피하는 마을순찰대를 구성한 바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강우량은 청도 114.1㎜, 고령 83.7㎜, 경산 71.1㎜ 를 기록했다. 청도와 성주는 호우경보, 영덕·울진 평지 제외한 경북 전역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각각 발효된다. 오는 19일까지 경북지역은 곳에 따라 비가 오거나 소강상태를 보이겠고, 울릉도와 독도는 19일 밤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우량은 80~200㎜, 많은 곳은 25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울릉도와 독도는 10~60㎜ 가량 비가 내리겠다.

박종진

손병현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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