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가 대구 두류공원에서 운영한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영남일보DB>
연금을 받는 고령층 비중은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평균을 밑도는 '풍요 속의 빈곤' 현상이 대구·경북에서 심화되고 있다. 은퇴 후 생계를 지탱할 연금 인프라가 양적으로는 팽창했으나 질적인 내실은 부족하다는 지표가 나왔다.
◆경북 수급률 전국 2위 기록… '보편적 수급' 시대 진입
통계청이 25일 공개한 '2023년 연금통계'를 보면 대구와 경북의 고령층 연금 의존도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경북의 경우 65세 이상 인구 중 93.6%인 57만 4천 명이 기초연금·국민연금·직역연금 등 연금을 1개 이상 받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전남(94.9%)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보급률이다.
대구 역시 수급자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연금 수급자는 42만 3천 명으로, 전년 대비 2만 9천 명(7.5%) 급증했다. 전체 고령 인구 대비 수급 비율도 91.8%를 기록해 전국 평균인 90.9%를 상회했다. 사실상 지역 노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연금 생활자로 분류되는 셈이다.
대구 동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소매업을 하는 이준혁씨(68)는 "주변 친구들 대다수가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면서도 "다들 받기는 하는데 그 돈만으로 공과금 내고 약값 대기엔 빠듯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얇아진 봉투… 전국 평균 못 미치는 수령액
하지만 수급 인구의 양적 팽창과 달리 개인이 받는 금액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북 지역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63만9천원에 그쳤다. 이는 전국에서 수급액이 가장 낮은 전남(60만1천원), 충남(60만6천원), 인천(62만3천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대구는 69찬3천원을 기록해 전국 평균(69만5천원)과 비슷하지만 여전히 평균치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역 내 연금 가입 단계에서부터 예견된 결과다. 지난해 대구와 경북의 연금 가입률은 각각 78.3%, 78.5%로 전국 평균(81.0%)보다 2.5%포인트 이상 낮았다. 매달 내는 보험료 또한 대구 33만6천원, 경북 32만9천원으로 전국 평균인 34만4천원에 미치지 못했다.
◆자산·성별에 따른 '노후 양극화' 뚜렷
지역 내 낮은 수급액 문제는 개인의 자산 및 경제활동 여부에 따라 더 큰 격차를 드러낸다. 전국 단위 통계 분석 결과, 주택을 소유한 수급자는 월평균 87만3천원을 받아 무주택자(54만5천원)보다 32만8천원 더 수령했다. 부동산 자산 유무가 노후 연금 소득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경북 영양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강기환씨(72)는 "집이 있는 동네 노인들은 주택연금까지 합쳐서 여유가 좀 있지만, 나처럼 월세나 전세 사는 사람들은 연금 몇십만 원 받는 걸로 한 달을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별 및 취업 여부에 따른 불균형도 고착화되는 추세다. 남성 수급자는 평균 90만1천원을 기록한 반면 여성은 51만7천원에 머물러 38만4천원 차이를 보였다. 경제활동을 지속 중인 등록취업자의 수급액(77만9천원)과 미등록자(65만7천원) 사이의 간극도 확연했다. 낮은 가입률과 적은 보험료 납부액이 노후의 '저수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 간 자산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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