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캠페인 통·나·무 시즌2]<10>이소원 서보 대표 “처음엔 부모 뜻, 지금은 신념으로 나눔에 동참”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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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5 16:29  |  발행일 2025-09-25
대구 148호 아너소사이어티 이소원 서보 대표
서보 2016년 임직원 절반 이상 정기 기부 ‘착한일터’ 선정
임원진 7명 ‘나눔리더’ 가입, 연 100만 원 이상 정기 기부…가족·기업 함께 나눔 실천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아 나눔을 실천하는 이소원 <주>서보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부모님의 뜻을 이어받아 나눔을 실천하는 이소원 <주>서보 대표.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사실 젊었을 땐 냉소적이었어요. 부모님이 기부하는 걸 보면서도 '굳이 저렇게 요란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죠. 그 시절 1억원은 정말 큰 돈이었으니까요."


지난 24일 만난 이소원(43) <주>서보 대표는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지금, 이 대표는 '나누는 경영인'으로 불리고 있지만, 20대 시절만 해도 지극히 평범했다. 사회 문제에 무심했고, 때론 회의적인 시각도 가졌다.


부친인 이덕록(75) 서보 회장은 30여년 전부터 활발한 기부 활동을 해온 향토 기업인이다. 이 회장과 그의 아내 윤정희(68) 여사는 각각 대구 28호(2014년), 48호(2015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이 같은 부모의 기부행보가 한편으론 요란해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대 땐 회의적인 생각을 하던 시절이 많았다. 남을 돕는 건 좋은 일이지만, 꼭 그렇게 큰 돈을 내야 하나 싶었다. 부모님의 기부가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나눔'에 눈을 뜬 건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본격 시작할 무렵인 5년 전이다. 부친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서울 생활을 마치고 대구로 와 일을 시작하니 아버지가 '이제 네 차례다. 매년 2천만원씩 해서 다섯번 내라'고 하셨다. 당시 아무리 급여를 받는다고 해도 부담스런 금액이라 '1억원은 힘들다'라고 했더니, '과소비 대신 기부하면 못할 게 없다'고 강하게 설득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부모의 뜻을 따라 기부를 행동에 옮겼고, 2020년 대구 148호 아너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젊은 나이에 억대 기부를 시작하는 건 쉽지 않았다. 자칫 '돈 자랑'처럼 보일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 조언대로 과소비 대신 기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처음 몇 년은 쉽지 않았지만, 점점 나눔의 거차룰 체감하게 됐다"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눔은 단순히 부모의 권유가 아닌, 그의 신념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 갔다. 그는 "막상 기부를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며 "흔히 '기부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결국 나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가식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그의 가족이 이어온 나눔 문화는 선한 영향력으로 확산돼 또 다른 나눔을 이끌었다. 이소원 대표는 "서보 내 임직원 절반 이상이 '사랑의 열매' 정기 기부에 동참하면서 2016년 '착한일터'로 선정됐다. 올해로 10년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엔 임원진 7명이 단체로 '나눔리더'에 가입해 1인당 연 100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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