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025년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8계단 상승했는데, 직원 일인당 1억원 성과급 지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올 3분기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매출 24조5천억원, 영업이익 11조3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돈다. 압도적 영업이익률이 생경하고 경외롭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내년에도 돈벼락을 예약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증시에서도 발군이다. 주가가 지난 한 달 동안 40%가량 상승하며 국장의 반도체 랠리를 주도했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38만원에서 사상 처음 50만원으로 높였다. SK하이닉스 성공 신화의 결정적 동인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선제 투자였다. 타이밍은 절묘했다. 때맞춰 AI 시대가 열리면서 HBM 수요가 급증했고, 이달 초엔 오픈AI와 대규모 HBM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의 모체는 현대전자다. 현대전자는 1998년 김대중 정부의 '빅딜' 정책에 따라 LG반도체를 합병했으나 막대한 인수자금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현대전자는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로 개명해 현대그룹에서 분리됐고, 이후 미국 마이크론에 매각 시도가 있었다. 그 때 팔렸더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 SK하이닉스는 없을 터. 국부 손실도 심대할 것이다. 과거를 복기해보면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는 '신의 한 수'였던 게 분명하다. 박규완 논설위원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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