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의회, 다음달 ‘대만’ 국외 출장…예산 낭비에 실효성까지 떨어져 ‘도마’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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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2 16:19  |  발행일 2025-10-12
달서구의회, 오는 11월 9~14일 대만 국외 출장 추진
구청 예산 효율화 강조 직후 연수 떠나 논란
지방선거 1년 앞두고 실효성 논란까지 불거져
의회 “작년부터 계획된 공식 일정…정책 벤치마킹 차원”
달서구의회 전경. 영남일보DB

달서구의회 전경. 영남일보DB

대구 달서구의회가 추진 중인 '대만' 국외 출장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집행부(달서구청)의 혈세 낭비를 이유로 건정재정확립특별위원회(건정재정특위)까지 출범시켰던 달서구의회가 부실 예산 집행의 온상으로 인식돼온 국외 출장을 강행해서다. 특히, 내년 6·3지방선거까지 임기를 불과 9개월 앞둔 터라 국외 출장에 대한 '실효성'까지 떨어져 지역 안팎의 시선도 곱지 않다.


1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달서구의회는 오는 11월 9~14일 4박 6일간 대만 타이베이·신베이·신주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전체 구의원 24명 중 10명, 의회사무국 직원 4명이 국외 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국외 출장엔 체재비 1천729만원, 항공료 812만원 등 총 2천569만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연수 목적은 △도시재생 및 문화시설 운영사례 조사 △산업단지 활성화 방안 △주민편익시설 및 환경기초시설 운영 △정책지원관 제도 비교 등이다. 방문지는 타이베이문화재단, 화산1914문화창의산업원구, 신베이시의회, 네이후소각장, 베이터우도서관, 신주과학단지, TSMC 혁신박물관 등이다.


문제는 시기와 명분이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6월25일 달서구청에 대한 불필요한 예산 지출 억제와 사업비 조정 등의 명목으로 건전재정특위를 출범시킨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특위 설치 취지와 배치된다' 지적과 함께 이번 국외 출장이 전형적인 '내로남불'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국외 출장에 나선다는 점도 행정적 효율성 측면에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선거 국면에 접어들 경우, 연수 성과가 구정 정책에 즉각 반영되긴 어려워서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예산 절감을 내세운 의회가 스스로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 시민 신뢰를 잃게 된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해외연수를 다녀온다고 해서 의정활동에 실질적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낮다"고 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지방의회 국외 출장에 대한 불신이 크다. 지역 내 일부 구의회는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연수를 강행하는 건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국외 출장에 나서는 한 달서구의원은 "이번 연수는 건전재정특위의 활동 기조와 별개로, 구정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벤치마킹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성서산단 재활성화, 도원도서관 이전, 자원회수시설 운영 등 지역 현안과 연계할 수 있는 해외 사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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