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입주자 대표, 경비원 폭행·각서 강요…노동청 “직장 내 괴롭힘” 인정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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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3 18:03  |  발행일 2025-10-23
입주자대표 경비원 ‘직장내 괴롭힘’, 과태료 500만원 부과·검찰 송치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 영남일보 DB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 영남일보 DB

대구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경비원을 상대로 폭행과 부당 지시를 반복한 사실이 확인돼 행정 처분과 함께 형사 수사를 받게 됐다.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은 23일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A씨에게 직장 내 괴롭힘 책임을 물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노동청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술에 취한 상태로 경비실을 찾아가 60대 경비원 B씨의 가슴을 밀쳐 넘어뜨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폭행과는 별도로 A씨는 5월부터 경비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풀 베기, 가지치기, 도색, 지하계단 청소 등을 반복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리소장에게 B씨를 그만두게 만들 목적으로 '명예훼손에 대한 반성문'과 '아파트 위계질서 존중 각서' 서명을 받아오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부지청은 지난 7월 B씨의 진정을 접수한 뒤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지난달 직장 내 괴롭힘 판단 전문위원회를 열었다. 위원회는 A씨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 금지하는 사용자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 또는 사용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경비원 업무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노동청은 이번 사안에 대해 행정 제재와 별도로 폭행 부분은 형사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넘긴 상태다.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2019년 7월 시행 이후 공공기관과 민간 사업장을 가리지 않고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후 해마다 수천 건의 진정이 접수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사용자 또는 관리 책임자의 반복적 지시와 폭언, 인사상 불이익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아파트 경비원은 고령 노동자가 많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 사이에 놓인 구조적 특성상 갈등이 발생할 경우 취약한 위치에 놓이기 쉽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성호 고용노동부 대구서부지청장은 "폭언과 폭행을 포함한 직장 내 괴롭힘은 용인될 수 없는 위법 행위라며, 향후에도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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