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지난달 수출이 줄었다. 주력 산업인 철강과 자동차부품의 부진 탓이다. 지역은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불황에 빠지는 '이중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게 됐다. 반면, 국가 전체 수출은 5개월 연속 상승세 흐름을 탔다. 조업일수 감소와 미국 관세 폭탄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선박이 수출을 견인하며 역대 10월 중 최대 수출액을 거둔 점과 대조적이다.
문제가 심각한 건 대구·경북 수출 전선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경북의 경우 수출 주력 품목 대부분이 부진, 6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특히 철강 수출액은 3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 반세기 넘게 이어온 '제철보국(製鐵報國) 경북'의 입지마저 흔들리는 양상이다. 대구 역시 7개월 만에 수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관세 악재는 쉽게 걷힐 사안이 아니어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구·경북 수출 활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산업 재편과 함께 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AI용 부품, 전력 인프라, 2차전지, 원전 등 신재생에너지 등 수출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로의 산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들 분야는 통상질서 재편과 거센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방책으로 여겨진다. 대구의 경우, 지난달 2차전지, AI용 부품, 전력 분야의 선방으로 수출 감소세를 줄인 점이 그 방증이다. 단기적으론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도 유효한 전략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팽배하면서, 여느 때 보다 수출시장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하지만 대구·경북 역시 수출로 먹고살아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이 난관을 뚫고 경기 회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