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한국환경공단 영남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 폐배터리가 보관돼 있다. 이동현 기자
중국발 '자원 무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면서 폐배터리에서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도시광산(Urban Mining)' 산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에서도 재자원화를 공급망 위기의 방파제로 삼으며 산업 활성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리튬·코발트·흑연 등 핵심광물 매장과 가공은 중국·호주 등에 편중돼 있다. 이로 인해 자원을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심지어 수출까지 통제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핵심 산업 소재로 쓰이는 탄산리튬(중국 의존도 76%), 산화코발트(76%), 망간(92%), 천연흑연(98%) 등의 높은 중국 의존도가 업계의 발목을 잡으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정부도 자원 안보 차원에서 재자원화 산업 육성을 서두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핵심광물 확보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며 "재자원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도 '핵심광물 재자원화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니켈 등 10대 전략 핵심광물의 재자원화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폐기물 규제 완화와 클러스터 조성 지원이 골자다.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부터 연평균 33% 성장해 2040년에는 약 2천억 달러(약 260조 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사용 후 배터리 발생량이 급증하는 2025년을 기점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초기 비용이 높고 경제성이 낮아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소·중견기업이 새롭게 진입하긴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대구시는 인프라 선점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달성2차산업단지 내 옛 폐기물처리시설 부지에 '2차전지산업 순환파크' 조성에 착수한 것. 폐배터리를 용도별로 분류하는 '사용 후 배터리 시험평가센터'는 구축이 완료됐고 2차전지 원자재 분석 지원센터, 자원순환 산업화 지원센터 구축도 계획 중이다. 재활용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기업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2차전지산업 순환파크가 완공되면 지역 밸류체인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구축된 '영남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가 폐배터리를 회수하면 순환파크에서 이를 가공(전처리)하고, 여기서 재생산된 블랙파우더 등 원료를 순환파크 내 기업이 소비하거나 포항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보내면 'TK 광역 도시광산 밸류체인'이 구축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장은 기업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지만, 전기차 폐차 물량이 쏟아지는 2030년을 기점으로 국내 시장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를 보고 밸류체인 구축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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