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형도 변화의 바람] (1) 수성학군 쏠림 속 脫수성학군 움직임도 나타나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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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4   |  발행일 2021-08-04 제3면   |  수정 2021-08-19 15:34
수성구 거주 학생의 비수성구 지원 비율 20% 가까이 증가
수시모집과 관련있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 선호 반영된 듯
달서구·북구 대단지 아파트 들어선 곳엔 학교·학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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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년간 대구 수성구 지역 아파트 청약에 도전한 직장인 A(45)씨는 2018년 청약에 성공해 최근 입주했다. 그가 유독 수성구 아파트 청약에 집중해온 이유는 자녀 교육 때문이다. A씨는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는 수성구에 있는 학교를 가야 아이의 학교 적응이나 커뮤니티 형성, 교육정보 공유 등의 문제없이 지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부담을 안더라도 수성구에 들어오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2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B씨도 몇 해 전 달서구에서 수성구로 이사왔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큰아이의 중학교 진학 때문이었다. B씨는 "수성구 학군의 중학교에 가기 위해서 수성구로 이사왔다. 또 수성구에 살아야 수성구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며 "중학교부터는 본격적인 입시모드에 돌입해야 한다. 수성구는 타 지역보다 학군도 좋고 학원가도 잘 형성돼 있다"고 했다.

#3 수성구 범어동에 살고 있는 결혼 10년차 C(43)씨는 결혼할 때부터 '내 아이는 경동초등학교에 보내겠다'고 결심했다. C씨는 "경동초등이 과밀학급이고 시설도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이곳으로 몰리는 이유가 있다. 소위 명문고라고 불리는 학교들이 이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품학군 형성 학생 유입으로 이어져
수성구, 인구 대비 학생 수 가장 많아
市교육청, 통합학군 만들어 쏠림 제동
수성구서 타학군 지원자 비율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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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학원가 일대 도로변에 하원하는 학생들을 태우고 갈 학원과 학부모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수성구에 집중된 교육 인프라

수성구는 대구의 교육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우수한 학군과 교육인프라를 갖춰 대구의 '강남'으로 불린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수성구 소재 초·중·고(국·사립 포함)는 74개교로 대구 기초지자체 중 달서구(108개교)·북구(79개교)에 이어 셋째로 많다.

학원가도 발달돼 '서울 강남'과 비교된다. 대구 전체 학원·교습소·개인과외는 1만2천579개다. 이 중 28.98%인 3천645개가 수성구에 몰려 있다. 수성구 소재 학원은 1천96개로 대구 8개 구·군 중에서 가장 많고, 가장 적은 남구(122개)의 약 9배에 달한다. 교습소와 개인과외도 대구 기초지자체 중 제일 많다. 교습소는 1천245개로 중구(96개)보다 12.97배 많고, 등록된 개인과외 강사는 1천304명으로 중구(92명)보다 14.17배 많다.

'명문고'로 불리는 학교들도 대부분 수성구에 포진해 있다. 경신고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대구 일반계고 중 서울대 최다 합격자(12명)를 배출했다. 의학계열(의·치·한) 합격자 수는 106명으로 전국 3위다. 단수 합격자 수로만 따져도 의예과 44명, 치의예과 3명, 한의예과가 8명이다. 정화여고도 2021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7명, 의예 31명, 치의예 7명, 한의예 9명을 합격시켰다.

이 같은 교육 인프라는 수성구를 '명품 학군'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 수성구로의 학생 유입을 이끈다. 수성구 학생 수(4월1일 기준)는 초등학교 2만2천847명, 중학교 1만5천839명, 고등학교 1만3천281명 등 총 5만1천967명으로 달서구(6만1천612명) 다음으로 많다. 지난 3월 말 기준 인구 대비 학생 수는 수성구가 12.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구(12.10%), 달서구(10.96%), 달성군(10.81%), 북구(9.98%), 동구(8.36%), 남구(7.93%), 서구(6.96%) 순이었다.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5.1명, 중학교 27.3명, 고등학교 23.4명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대구에서 가장 적은 서구(초등학교 21.0명, 중학교 22.9명)보다 각각 4.1명, 4.4명 많다. 특히 경동초등은 전체 학급당 학생 수가 35.5명에 달하고, 범어초등과 성동초등은 각각 4학년과 3~5학년 등 특정 학년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을 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경식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성구 쏠림 현상은 순환구조다. 수성구는 상대적으로 좋은 가정 배경과 사교육, 선행학습, 교육정보 공유 등이 잘돼 있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타 구·군에 비해 높다. 수성구 내에서는 만촌·범어동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다. 또 성취도가 높은 사립학교와 남녀 별학이 상대적으로 수성구에 많기도 하다. 수성구로 오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막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마이스터처럼 교육 외에 다른 성공 통로가 있어야 하며, 공교육이 사교육만큼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을 제대로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격차 해소 노력

대구시교육청은 수성구 등 일부 지역 및 특정 학교 선호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2011학년도부터 고등학교 배정 방법을 개선해왔다. 대구 전체를 하나의 학군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2011학년도엔 10%에서 2012~2014학년도 20%, 2015학년도 40%, 2016~2022학년도엔 50%까지 비율을 확대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수성구 거주학생이 비수성구로 지원한 비율은 2017학년도 13.20%, 2018학년도 14.62%, 2019학년도 15.61%, 2020학년도 15.86%, 2021학년도 17.66%로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수성구에서 수성구로 지원한 비율은 2017학년도 2.43%에서 2021학년도 2.75%로 0.3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대입에서 내신 관리에 유리하고 수시모집과 관련된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선호하는 학생이 있는 반면, 대입 정시모집의 비율 증가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선호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공동통학구역 등으로 과밀학급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고, 중학교는 배정인원을 연차적으로 30명까지 줄이는 정책을 함께 펼치고 있다. 또 특정 분야에 소질·적성이 있는 학생이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교과 관련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운영하는 '교과특성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융합 교과 특성화고 16개교, AI융합교육중심고 3개교, 과학중점고 7개교, 예술중점고 4개교 등 28개교가 운영 중이다.

교육격차 해소 고교 교육 상향 평준화를 위한 진학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역 간, 계층 간 교육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신력 있고 정확한 진학 정보 및 상담을 제공하고 학교별 특성에 맞는 진로진학교육 역량 강화를 목표로 △고교 진로진학이력관리시스템 구축·운영 △학교 맞춤형 대입 지원 프로그램 운영 △진학 및 대입 정보 콘텐츠 개발·제공 △대입 릴레이 입시설명회 및 온·오프라인 진학 상담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 주도수업, 맞춤형 교육활동, 민주적 학교문화 등 교육 본질에 충실해 학생의 미래역량을 높이기 위한 대구 미래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정책적 노력 외에도 자연스럽게 교육 밀집도 분산이 이뤄지기도 한다. 달서구 월배지구와 북구 침산동 등에 만들어진 학교 및 학원가가 그 예다. 이들 지역은 2000년 후반~ 2010년대 초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대규모 학원가가 형성됐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수성구 쏠림을 완화하기 위해 수성구를 배제하고 다른 지역에 투자를 많이 한다면 오히려 교육 역차별이 될 수 있다. 대구 전체의 교육 수준을 향상시켜 수성구와 타 지역의 교육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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