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 방화 추정 화재...7명 사망(종합)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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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19:45  |  수정 2022-06-10 09:44  |  발행일 2022-06-10
방화범 현장에서 숨져 , 피해자 유족 큰 충격 트라우마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조타운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9일 오전 10시55분쯤 수성구 범어동 대구법원 인근 7층 빌딩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2분만인 11시17분쯤 불을 모두 껐다. 하지만 수색과정에서 2층 한 사무실에서만 7명이 숨진 재 발견됐다. 화재가 발생한 빌딩에는 지하층에만 스프링클러가 있고, 지상층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화재 발생 직전으로 추정되는 CC(폐쇄회로)TV 영상에는 한 남성이 흰 천으로 감싼 물건(인화물질 추정)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뒤이어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올라오고 사람들이 급히 대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건물 내에 연기가 퍼지면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건물 외벽 계단 등으로 대피했지만, 40여 명이 연기를 마셔 호흡곤란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중 10여 명은 대피 과정에서 골절상 등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들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경찰이 특정한 50대 방화 용의자가 현장에서 숨지면서 수사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집중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지방변호사회는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 재발 방지·심리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이석화 대구변호사회장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과 유족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 대구시의사회와 의논해 이들에 대한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에겐 합동장을 치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유족들도 합동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장례 절차에 대한 생각도 못할 정도로 보인다"며 "용의자의 빈소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 분리조치하기로 했다. 사망원인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장례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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