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 '나이트클럽 방화'…또 되살아난 '방화 악몽'

  • 노진실,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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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9 18:38  |  수정 2022-06-09 18:41  |  발행일 2022-06-10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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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소 빌딩 화재사건 현장에서 관계당국의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방화의 악몽'이 또 다시 되살아났다.

9일 대구에서 방화 추정 화재로 인해 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대구에서 일어나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방화 사건들의 기억이 다시 악몽처럼 떠오르고 있다.

대구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방화 사건으로 '나이트클럽 거성관' 화재가 있다.

지난 1991년 10월 17일 대구 비산동 나이트클럽 거성관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30대 남성 A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신 후 거성관 나이트클럽에 들어가려 했으나, 옷차림이 누추하다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한 데 분노해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방화로 16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2003년에는 대구의 가장 큰 비극적 사건으로 평가되는 '지하철 방화 참사'가 일어났다.

2003년 2월 18일, 도시철도 1호선 송현역에서 안심행 열차에 탑승한 남성 B씨(당시 50대)는 중앙로역에 도착했을 때 휘발유를 객실 바닥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당시 192명이 목숨을 잃었고,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대구시민에게 아픈 기억이자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사건이다.

2022년 6월 9일, 대구에서 또 다시 충격적인 방화 추정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뒤 7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에는 "건물 2층에서 검은 연기가 보이고 폭발음도 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불로 총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50명 가까이 부상을 입었다.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50대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특정 사안에 불만을 품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화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 원인이 방화로 추정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시민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장인 안모(51·대구 북구)씨는 "대구시민들은 가뜩이나 방화 사건에 대한 아픔이 있는데 또 다시 방화 추정 사건이 발생, 큰 인명피해가 발생해 너무 놀라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42·대구 수성구)씨는 "오전에 법원 근처 빌딩 근처에 불이 났다는 뉴스를 봤는데,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20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 때 받은 충격이 떠올라 마음이 좋지 않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방화 사건이 근절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대구서 발생한 주요 방화 사건들>
*1991년 10월17일=대구 나이트클럽 거성관 화재, 16명 사망, 13명 중경상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192명 사망, 151명 부상, 6명 실종
*2022년 6월 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 방화(추정) 사건, 7명 사망, 49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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